고가의 강남3구 아파트도 빚을 갚지 못해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 속 단지는 기사 속 경매 물건과 관련 없음. /사진=김창성 기자
고가의 강남3구 아파트도 빚을 갚지 못해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대치팰리스. 사진 속 단지는 기사 속 경매 물건과 관련 없음. /사진=김창성 기자


지난해 4분기(10~12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약 10년 만에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등이 겹쳐 대출금을 갚지 못한 사례가 속출하며 강남권 아파트도 경매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매수 침체 시기에도 시세보다 수십억원 넘게 새 주인을 찾으며 경매에서도 강남 아파트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2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남3구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50건으로 2015년 2분기(4~6월) 184건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강남권 알짜 단지도 경기 침체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경매 시장에 넘어오는 사례가 늘여 1년 전 같은 기간(94건)과 비교해 59.6% 뛰었다.

최근 매수세가 둔화돼 매매가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강남3구에 자리한 고가 아파트인 만큼 경매에서는 감정가 이상으로 팔리고 있다.


경매로 넘어간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124㎡는 최근 41억1906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기존 집주인은 2016년 해당 물건을 담보로 13억여원의 시중은행 대출을 받았지만 제때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왔다. 당시 시세는 15억~16억원대였다. 이 아파트에 대한 경매는 감정가 40억2000만원보다 약 1억원 높은 금액으로 1명이 응찰해 매각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16㎡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사채·저축은행 대출 등을 끌어 모아 채권 총액이 35억7602만원에 달했다.
감정가는 36억3000만원인데 최근 진행된 1차 경매에는 총 4명이 응찰해 36억5110만원에 팔렸다.

반면 같은 강남권이지만 유찰이 거듭된 경매 물건도 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2차 e편한세상 전용 137㎡는 감정가 23억원에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이 네 번이나 이어져 최저 입찰가가 9억4208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87㎡는 감정가 14억3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두 번의 유찰이 이어진 뒤 최저 입찰가 9억1520만원에 3차 경매를 앞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