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 화재 원인으로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발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보조배터리 기준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 전에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 화재 원인으로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발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보조배터리 기준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 전에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 화재 원인으로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발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항공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과 기내 안전 규정 강화 필요성을 지적하며 승객들의 보조배터리 관리 기준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0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15분쯤 발생한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 화재는 기내 선반에 보관된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화재를 최초 목격한 승무원은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번 화재로 항공기 기체 일부가 반소 됐으나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체 자체 결함보다는 외부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보조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로 제작되며 에너지 밀도가 높아 충격과 과열, 내부 단락(쇼트) 등이 발생할 경우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높은 환경에서 장시간 방치될 경우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발화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현행 대한항공 기내 반입 규정에 따르면 보조배터리는 위탁수하물(부치는 짐)이 불가해 직접 휴대해야 한다. 용량에 따라 기내 반입 여부가 결정된다. 100Wh(와트시) 이하 배터리는 최대 20개, 100Wh 초과 160Wh 이하 배터리는 최대 2개까지 휴대할 수 있다. 카메라·휴대폰·노트북 등 개인 휴대 전자기기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휴대·위탁 모두 가능하다. 어느 경우에도 160Wh를 초과하면 운송이 금지된다.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을 소량으로 제한하는 이유는 화재 발생 시 화물칸보다 기내에서 즉각 대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물칸 위탁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화물칸에 보조배터리가 실릴 경우 화재 감지와 진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어부산 BX142편 항공기에서 보조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출발이 3시간40분가량 지연됐다. 지난해 4월에도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13편 기내 선반 안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보조배터리를 기내 반입하더라도 승객이 반드시 손이 닿는 곳에 보관하도록 하는 안내 가이드라인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항공사들은 체크인 카운터에서 보조배터리 휴대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규정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승객들이 '기내 반입'과 '직접 휴대'를 같은 의미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 관리가 미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그룹사로 편입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와 관련해 그룹 차원의 대응지원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장에 안전·정비 등 지원 인력을 파견했고 탑승객 지원과 사고조사를 공조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