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전조를 느낀 적이 있냐'는 물음에 '있었다'고 답했다.사진은 우원식 국회 의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전조를 느낀 적이 있냐'는 물음에 '있었다'고 답했다.사진은 우원식 국회 의장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전조를 느낀 적 있다고 고백하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우 의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인터뷰에서 우 의장은 '계엄의 전조를 느낀 적이 있냐'는 물음에 "그때는 잘 몰랐는데 (계엄의 전조가) 있었다. 제가 2024년 6월5일 국회의장이 됐다. 국회의장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대통령으로부터 축화 전화 받는 거다. 근데 (윤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안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 의장은 "'왜 축하 전화를 안 하지?' 싶었다. 다음날 현충일 행사에서 (윤 대통령을) 처음 만났는데 아는 척을 안 하더라"면서 "국회에서 제일 큰일이 국회 개원식이다. 지금 역대 국회 중 제일 늦었다. 그 이유가 대통령이 안 오는 것 때문이다. 9월2일에 무조건 한다고 했는데 결국 안 왔다. 개원식에 안 온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번도 없었다. 그때도 굉장히 불쾌했다"고 회상했다.

또 우 의장은 "(11월에 예정된 시정연설에) 특별한 일도 없는데 또 안 왔다"고 지적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국회에 가면 의원들이 야유하고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아 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우 의장은 "그것도 맞는 얘긴데 대통령께서 야유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야 당 대표도 만나고 국회의장도 만나면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며 "그리고 국회에서 낸 법안들에 대해 거부권이 너무 잦다. 결정적인 건 역대 정권의 대통령이 자기 친지나 측근에 대한 수사를 막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로 대통령께 만남을 청했지만, 그때마다 '국회에서 알아서 해라'라고 계속 거부당했다.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계엄을 생각하면서 했던 태도들 아닌가"라고 떠올렸다.


또 '우 의장이 계엄 해제 요구 의결 절차를 밟지 않고, 국회법에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는 "얘기해 보라고 해라. 어딜 안 지켰는지"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우 의장은 "그분(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안 해봤지만 저는 5선이나 하고 있다. 옆에는 국회의 의사 진행에 철저하게 훈련된 의사국장이 있다. 의사 진행에 있어서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우 의장은 '대선 출마 의향이 있냐'는 시민의 물음에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는 국민들이 뽑아내면 된다"면서 "제 임기가 2026년 5월29일까지다. 비로소 국회가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 그 신뢰를 국회가 더 크게 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잘 해내는 것, 국민들이 필요한 길을 만드는 일을 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그 일을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