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표' 형지, 상폐요건 강화에 어깨 무거운 '오너 2세' 최준호
[S리포트-'상폐 기로' 업종 대표 중견·중소기업] ① 상장유지 '시가총액 조건' 맞춰야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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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7 |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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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달 금융당국이 상장 유지 시총 기준을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상향했다. 199개 기업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커트라인에 근접한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상장한지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주가와 실적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퇴출 위기에 놓인 패션·문구·주류 분야 대표 기업들의 현황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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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그룹형지의 상장 계열사들이 금융위원회가 강화하는 상장유지 조건을 맞춰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형지엘리트와 까스텔바작, 형지I&C가 해당한다. 세 회사 모두 연간 매출 기준은 안정권이지만 시가총액 조건은 신경써야 하는 처지다. 2023년부터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으로 승진한 오너가 2세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는 지속적인 밸류업을 위해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과 단축된 심사 기간 등을 포함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피 상장유지 조건을 시총 500억원과 매출 300억원으로 내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별로 올리는 게 골자다. 이 기간 코스닥은 시총 300억원과 매출 100억원으로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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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형지엘리트의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21기·2021년 7월~2022년 6월) 1373억원·39억원 ▲2023년(22기) 945억원·25억원 ▲2024년(23기) 1327억원·70억원 등이다. 지난해 7~9월 매출 333억원과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0%, 107.1%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상장유지를 위해서는 매출 기준뿐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상장폐지 요건은 시총과 매출 등을 포함해 약 20개 있는데 시총과 매출 조건에서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위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에 상장된 형지엘리트는 지난 6일 종가(2170원) 기준 시가총액이 769억원이다. 종가 기준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은 지난해 8월5일(980원) 당시 시총은 347억원이었다. 앞으로 강화되는 코스피 시총 요건인 5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최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또 다른 업체인 까스텔바작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코스닥 상장사인 까스텔바작은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8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도 하락세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 747억원·-43억원 ▲2022년 618억원·-94억원 ▲2023년 484억원·-10억원 ▲2024년 3분기 누적 327억원·-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하락세에다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 부회장의 누나인 최혜원 대표 체제의 형지I&C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상장사인 형지I&C의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56억원이다. 주가가 52주 최저를 찍은 지난해 12월2일 502원 기준으로는 시총이 149억원이었다. 형지I&C의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 655억원·-29억원 ▲2022년 705억원·24억원 ▲2023년 653억원·7억원 ▲2024년 3분기 누적 407억원·-2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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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최병오 회장이 일군 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는 창업주 최병오 회장이 1982년 동대문시장에서 시작한 의류업체 크라운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 회장은 1994년 형지물산을 설립하고 싱가포르 브랜드 '크로커다일'을 들여왔다. 1998년엔 의류 제조 기업 형지어패럴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패션그룹형지는 3개의 상장사와 17개 비상장 계열사를 두고 있다.형지엘리트는 학생복을 판매하는 엘리트사업과 기업 유니폼을 주력으로 하는 B2B사업, 스포츠 유니폼을 선보이는 스포츠사업 등으로 구성돼있다. 까스텔바작은 골프의류와 잡화를 선보이는 제·상품 부문과 라이선스·소모품을 취급하는 기타 부문으로 구성된다. 형지I&C는 정장 및 캐쥬얼 의류를 제조한다.
패션그룹형지는 글로벌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최 부회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섬유전시회에 참관해 섬유 업체의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머니S는 패션그룹형지에 시가총액 제고 방안과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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