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 출시와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은 엔씨소프트 사옥과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각사 제공
엔씨소프트가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 출시와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은 엔씨소프트 사옥과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의 모습. /사진=각사 제공


엔씨소프트가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 출시와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중국 시장 재진출 기대감이 겹치면서 향후 엔씨소프트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1% 감소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엔씨소프트가 2003년 상장한 이후 연간적자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실적 악화가 '리니지' 모바일 게임 시리즈의 매출 감소와 최근 신작의 부진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신작 개발 조직을 독립시키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비록 2024년 실적은 부진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에 주목한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엔씨소프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702억원, 1934억원으로 예상되며 전년 대비 11% 증가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몸집이 가벼워진 데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의 흥행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해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최대 기대작 아이온2는 올해 말 한국과 대만에서 먼저 출시되고 이후 북미와 유럽 시장에는 지역 특성에 맞게 변형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 내년까지 자체 개발과 국내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슈팅 게임 6종을 출시할 계획이며 대형 신작 'LLL'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2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사적 효율화로 인해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는 엔씨소프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올해 글로벌 타이틀 출시를 통해 턴어라운드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 배당성향 당기순이익의 30%로↑

엔씨소프트는 턴어라운드를 위해 ▲라이브 IP 경쟁력 강화를 통한 매출 안정성 확보 ▲이용자 친화적 서비스 확장과 게임 완성도 강화 ▲경쟁력 있는 신규 IP 개발 ▲퍼블리싱 사업 확대를 전개한다.

신작 개발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신규 IP 투자와 퍼블리싱 계약에 600~700억원을 투자했으며 주로 서브컬처와 슈팅 게임 장르를 공략했다. 올해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까지 검토해 신작 개발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한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자체 개발과 국내외 퍼블리싱 투자를 통해 내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슈팅 게임이 약 6종에 달할 것"이라며 "PvP, PvE 요소를 강화하거나 MMO 요소를 가미한 다양한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슈팅 게임 장르에서 강력한 클러스터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적 모멘텀 외에도 엔씨소프트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꼽힌다. 엔씨는 지난 12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했다. 주주환원 기간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으로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소각을 추진한다.

자기주식 소각은 2025년 사업연도 가운데 현재 기준 발행주식총수의 약 1.9%에 해당하는 41만주를 소각한다. 소각 후 잔여 자사주는 회사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우선 활용 예정이다.

배당성향도 기존보다 높여 연결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의 30%를 현금배당할 계획이다. 다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동 엔씨타워1 관련 이익은 배당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2027년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출판·운영 허가)를 연이어 승인하며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 조짐이 나타난다. 특히 지난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얼빈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한중 문화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