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사진은 한미약품 주가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한미약품의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사진은 한미약품 주가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분쟁에 발목 잡힌 한미약품 주가…


지난 1년 동안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했던 한미약품의 주가가 올해에는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미약품 핵심 디스카운트(기업가치 할인) 요인이었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주가가 최대 48.6% 정도 상승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개월 만에 26.7% 하락… 배경엔 '경영권 분쟁'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한미약품 주가(이하 종가기준)는 26만25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0.6% 올랐으나 경영권 분쟁 직전이던 지난해 초(1월2일) 35만8000원과 견줬을 때는 26.7% 내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조4955억원)을 거두며 외형 성장에 성공하는 등 사업 성과를 냈음에도 주가 하락은 피하지 못했다.


한미약품 주가 하락 배경에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자리한다. 분쟁으로 인한 R&D(연구·개발) 경쟁력 약화 우려와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 등의 영향으로 한미약품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최근 1년 이상 지속된 경영권 분쟁에 따라 본질 가치(영업가치+신약가치) 대비 30~40% 디스카운트가 돼 왔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분쟁 당사자의 지분 매입 경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으나 한미약품의 경우에는 상황이 달랐다. 상속세를 내기 위한 오너 일가의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가 존재했던 것. 고 임성기 선대회장 사망으로 발생한 상속세는 총 5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송영숙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최근 1년 동안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각한 바 있다.

디스카운트 해소에 R&D 성과 기대감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사진=뉴스1


기업가치 반등 첫 번째 조건으로 언급돼왔던 경영권 분쟁 종식이 이뤄지면서 한미약품의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 증권사들은 이달 총 14개의 리포트를 통해 한미약품 목표 주가를 33만~39만원으로 설정했다. 현재 주가보다 25.7~48.6% 높은 수준이다. 해당 증권사가 제시한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BUY)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경영권 분쟁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R&D 성과가 본격화할 것이란 이유로 한미약품의 전망을 밝게 평가했다.


올해 예정된 한미약품의 주요 R&D 이벤트는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종료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코드명: HM15275) 임상 1상 파트B 결과 발표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에페거글루카곤 임상 2상 결과 발표 등이 있다. 이중 에페거글루카곤의 경우 희귀병 치료제에 대한 빅파마(대형 제약사)의 관심이 꾸준한 점을 감안, 임상 2상 결과 발표와 함께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김선아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거버넌스 이슈가 해소되고 있고 주요 제품의 견조한 매출 성장세로 영업력에 손상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당장 예상할 수 있는 기술이전 수익은 없더라도 주요 파이프라인의 학회 발표 등이 대기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R&D 이벤트가 많은 것으로 기대하는 바 투자의견 BUY(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