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목 액트 대표. /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이상목 액트 대표. /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소액주주는 회사의 팬입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사랑해서 투자한 사람들, 팬클럽 같은 존재죠. 소액주주 운동은 기업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의 행동을 이끄는 플랫폼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주주 운동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주주들도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주주 운동은 회사를 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사랑의 매'를 드는 것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액 주주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액트'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3년 전 창업한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현재 1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여의도에서 만난 이상목 액트 대표는 "기업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액트,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플랫폼으로 성장

액트는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플랫폼이다. 초기엔 '액트라는 게 있다'는 식이었지만 현재는 소액주주 운동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액트가 연상될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플랫폼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전자위임장 시스템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주주들이 함께 모이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서면 방식 주주총회 위임장을 전자위임장으로 전환,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 참석률이 낮아 기업이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자위임장을 통해 소액주주들이 쉽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주주 보호가 시급하다"고도 했다.


액트의 시작은 DB하이텍의 물적 분할 사태였다. 당시 소액주주 단톡방(단체 채팅방) 방장이었던 이 대표는 주주 대표를 맡으면서 주주 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는 "소액주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마이데이터와 전자위임장 개념을 접목해 액트를 창업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주주 서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액트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개인 주주 수가 많은 20개 기업을 골라 소액 주주를 보호하는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 ▲개인주주 대상 IR(기업설명회) 정례화 ▲정관 내 소액주주 보호 조항 삽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등 4가지 요구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주주 서한을 보낸 후 주주 총회가 끝난 다음 달에 20대 기업과 미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상목 액트 대표. /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이상목 액트 대표. /사진=머니S 임한별 기자


"행동주의 펀드는 명분과 실제 행동이 일치해야"

행동주의가 주주 권익을 증진하는 데 기여하지만 과할 때는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보호라는 명분을 지켜야 한다"며 최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영풍 분쟁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보통 주총에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를 통한 이사 선임을 함께 처리하는데 MBK는 이를 분리해야 한다며 법적 대응을 했고 결국 법원에서 승소했다. 이로 인해 다른 기업의 주총에서도 집중투표제 안건 처리가 어려워지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동주의 펀드는 보통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MBK는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소액주주 보호 제도를 막는 행동을 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 원칙과 배치되는 모순적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시급한 과제에 대해 이 대표는 국내 기업의 비효율적인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주총 공정성을 강화하고, 위임장 조작이나 의결권 제한 등의 부정행위를 막는 법안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

거래정지 문제도 중요한 이슈로 언급했다. 그는 "거래정지는 단순한 주가 하락이 아니라 수많은 투자자의 재산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경영진의 책임 강화와 소액주주 보호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셀리버리 사례처럼 극단적인 주가 폭락이 투자자의 삶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있다"며 주주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액트는 장기적으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키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의 2500여 개 상장기업이 소액주주와 경영진이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종 비전"이라며 "앞으로도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