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미래 먹거리 '액침 냉각'… 커지는 시장에 기술도 다양화
전기차 배터리·데이터센터 등 수요처 늘면서 시장 기대감 상승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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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3 |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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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정유업계에 액침 냉각 기술 개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본업인 정유사업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액침 냉각의 기반이 되는 윤활유 제품 수요는 성장세를 보여서다. 고도화된 기계설비에서 발생하는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액침 냉각 사업이 정유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기업들이 액침냉각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뛰어들고 있다. 액침 냉각을 기반으로 최근 흑자를 견인한 윤활유 사업 분야를 적극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윤활유 부문에서 SK이노베이션은 6867억원, S-OIL은 5712억원, GS칼텍스는 4740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1681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기존의 윤활유 기술을 활용해 액침냉각유를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ESS)·데이터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발열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관련 해결책을 찾는 움직임도 많아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000억원인 액침 냉각 시장 규모는 2040년 약 4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액침 냉각의 경쟁력으로는 '높은 효율성'이 꼽힌다. 서버, 배터리 등의 발열 장치를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제거하기 때문에 기존의 간접냉각 방식인 공랭식·수랭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냉각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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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침 냉각을 둘러싼 국내 정유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SK이노베이션 계열사 SK엔무브는 2022년 미국 수조형 액침 냉각 솔루션 기업 GRC에 지분 투자, 2023년에는 미국 PC 제조사 델 테크놀로지스와 기술 상용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2023년 SK텔레콤과 협력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실증 평가를 했고, 지난해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ESS 액침 냉각 제품을 개발했다. 이달 진행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는 SK온과 손잡고 전기차용 액침 냉각 기술을 공동으로 선보였다.
GS칼텍스는 액침냉각유 2023년 '킥스 이멀전 플루이드S'를 출시하면서 열관리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보건재단(NS) 식품등급 인증과 생분해성을 보유한 합성 원료를 사용해 인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협력 업체들과의 실증평가를 통해 제품 성능도 검증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개발한 액침 냉각 전용 윤활유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는 지난해 글로벌 액침 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받았다. GRC는 전 세계 모든 액침 냉각 설비에 적합한 제품에만 해당 인증을 부여한다.
S-OIL 지난해 10월 인화점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인 'e-쿨링 솔루션'을 출시했다. 현재 데이터센터, ESS 등 다양한 사용처로의 확대를 염두하고 관련 업계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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