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창의 음악노트] 뉴질랜드 마오리 사람들의 하카와 노래
황우창 팝칼럼니스트
2025.03.24 | 0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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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개월 전 즈음일 것이다. 외신을 통해 뉴질랜드 의회에 관한 기사와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동영상을 보면,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 출신 의원이 법안 논의 중 자리에서 일어나 두 눈을 부릅뜨고 구호를 외치며 법안이 담긴 문서를 찢고 있었다. 주인공인 하나 라위티 마이피-클라크 마오리당 하원의원은 뉴질랜드 하원의원 사상 스물 한살이라는 최연소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종이에 담긴 법안은 원주민의 권리를 보장한 와이탕이 조약을 재해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라, 원주민으로서 이 하원의원은 영국이 마오리 원주민을 통치하는 대가로 마오리 사람들에게 일정한 토지와 문화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에 대해 일종의 항의 표시를 한 것이다. 1840년에 영국과 뉴질랜드 사이에 체결한 조약이 현대를 살아가는 마오리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이 여성 의원이 마오리 사람들의 권리 보장과 법안 반대에 관해 시위하는 방식이었다. 사전 정보 없이 그냥 본다면 이건 의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그 이상도 아니겠지만, 마오리 사람들의 전통 의식인 '하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참으로 우아한 시위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오리 사람들이 전통문화는 매우 독특하다. 거센 비바람과 파도가 치는 바다, 그리고 맹수에 대항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생존 방식을 문화에 담았다.
마오리 사람들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성인이 되면 문신을 하는 것도 일종의 생존 방식이다. 남성의 경우는 문신에 주로 가문의 표시와 문양을 남기고, 여성의 경우 더욱 강인한 인상을 풍기기 위해 수염으로 위장한 턱선 문신이 좋은 예이다. 문신을 하고 눈을 부라리며 괴성을 지르는 것이 바로 이 하카 의식이다. 하카는 과거 마오리 사람들이 전투에 나가기 전, 전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춤추며 노래하는 전통이다. 상대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이는 동작과 표정이지만, 이 전사들이 내 편이라면 든든하게 보이는 그 이상의 심리적 안정감과 일체감을 준다고 한다.
하카는 마오리 사람들의 자존심이자 소중한 그들만의 전통문화인데, 뉴질랜드 하원의원이 하카로 항의 표시를 할 때 방청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여기에 화답해 함께 춤사위를 벌이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또한 하카는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태평양 섬 지역, 흔히 우리가 폴리네시아라고 부르는 넓은 지역에 넓게 퍼져 있다. 방식과 이름이 조금씩 다를 뿐, 마오리뿐만 아니라 사모아 사람들 등도 이 하카를 전통문화로 간직하고 있다. 프로레슬러로 시작해 지금은 영화배우로 유명한 사모아 출신 드웨인 존슨도, 영화 속에서 사모아 사람들 특유의 하카를 종종 선보이곤 한다.
하카 속에 등장하는 그들의 노래가, 서양 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다 그런 건 아니고, 이들의 전통 민요들을 살펴보면 개인의 감성을 나타내는 음악과 단체로 표현하는 감성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포카레 카레 아나'라는 민요다. 흔히 '연가'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노래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으로 시작하는 이 서정적인 노래가 원래 마오리 사람들의 민요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우리게에도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이 마오리 사람들의 민요 가락이 우리에게 알려진 때가 한국전쟁 즈음으로 추정한다.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뉴질랜드 군인들 중에는 마오리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전쟁이 장기화로 치달으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오리 군인들이 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구성진 가락을 듣고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전으로 이걸 전하면서, 여기에 번안 가사가 붙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연가'가 된 것이다. 성악가 키리 테 카나와의 레코딩도 좋고, 헤일리 웨스턴라의 데뷔 시절 공연 동영상을 보면, 마오리 사람들의 하카에 이어 이 노래를 부르는 당시 청초하고 풋풋한 신인 가수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하카만 따로 제대로 감상하려면,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전 의식을 봐도 좋다.
종이에 담긴 법안은 원주민의 권리를 보장한 와이탕이 조약을 재해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라, 원주민으로서 이 하원의원은 영국이 마오리 원주민을 통치하는 대가로 마오리 사람들에게 일정한 토지와 문화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에 대해 일종의 항의 표시를 한 것이다. 1840년에 영국과 뉴질랜드 사이에 체결한 조약이 현대를 살아가는 마오리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골자다.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이 여성 의원이 마오리 사람들의 권리 보장과 법안 반대에 관해 시위하는 방식이었다. 사전 정보 없이 그냥 본다면 이건 의회에서 소란을 피우는 그 이상도 아니겠지만, 마오리 사람들의 전통 의식인 '하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참으로 우아한 시위 방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오리 사람들이 전통문화는 매우 독특하다. 거센 비바람과 파도가 치는 바다, 그리고 맹수에 대항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생존 방식을 문화에 담았다.
마오리 사람들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성인이 되면 문신을 하는 것도 일종의 생존 방식이다. 남성의 경우는 문신에 주로 가문의 표시와 문양을 남기고, 여성의 경우 더욱 강인한 인상을 풍기기 위해 수염으로 위장한 턱선 문신이 좋은 예이다. 문신을 하고 눈을 부라리며 괴성을 지르는 것이 바로 이 하카 의식이다. 하카는 과거 마오리 사람들이 전투에 나가기 전, 전사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춤추며 노래하는 전통이다. 상대에게는 위협적으로 보이는 동작과 표정이지만, 이 전사들이 내 편이라면 든든하게 보이는 그 이상의 심리적 안정감과 일체감을 준다고 한다.
하카는 마오리 사람들의 자존심이자 소중한 그들만의 전통문화인데, 뉴질랜드 하원의원이 하카로 항의 표시를 할 때 방청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도 여기에 화답해 함께 춤사위를 벌이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또한 하카는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태평양 섬 지역, 흔히 우리가 폴리네시아라고 부르는 넓은 지역에 넓게 퍼져 있다. 방식과 이름이 조금씩 다를 뿐, 마오리뿐만 아니라 사모아 사람들 등도 이 하카를 전통문화로 간직하고 있다. 프로레슬러로 시작해 지금은 영화배우로 유명한 사모아 출신 드웨인 존슨도, 영화 속에서 사모아 사람들 특유의 하카를 종종 선보이곤 한다.
하카 속에 등장하는 그들의 노래가, 서양 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다 그런 건 아니고, 이들의 전통 민요들을 살펴보면 개인의 감성을 나타내는 음악과 단체로 표현하는 감성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포카레 카레 아나'라는 민요다. 흔히 '연가'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노래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으로 시작하는 이 서정적인 노래가 원래 마오리 사람들의 민요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우리게에도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이 마오리 사람들의 민요 가락이 우리에게 알려진 때가 한국전쟁 즈음으로 추정한다.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뉴질랜드 군인들 중에는 마오리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전쟁이 장기화로 치달으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오리 군인들이 이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구성진 가락을 듣고 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전으로 이걸 전하면서, 여기에 번안 가사가 붙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연가'가 된 것이다. 성악가 키리 테 카나와의 레코딩도 좋고, 헤일리 웨스턴라의 데뷔 시절 공연 동영상을 보면, 마오리 사람들의 하카에 이어 이 노래를 부르는 당시 청초하고 풋풋한 신인 가수의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하카만 따로 제대로 감상하려면,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 전 의식을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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