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안동 골프장 캐디 "산불 났는데 근무 강요… 탈출 후 다 탔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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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 | 11: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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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번지는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직원 근무를 강행한 경북 안동 골프장 사연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산불 때문에 죽을 뻔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직 캐디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산불이 번진 골프장 주차장을 영상으로 찍어 공유했다. 그는 영상과 함께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근무하는 곳이 원래 (예약) 취소를 잘 안 해준다. 그런데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내가 근무하는 안동 골프장까지 타는 냄새가 나고 재가 날려 마스크를 껴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며 "지난 22일 산불이 시작된 날부터 오늘(25일)까지 계속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바로 근처 고속도로를 양방향 통제한다고 재난 문자도 왔다. 이 문자 때문에 예약한 60팀 중 5팀 정도가 취소했다. 문제는 취소 못한 55팀이 와서 골프를 쳐야 했다. 이날 오후 3시쯤까진 마스크를 끼면 참고 칠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후 3시30분부터는 갑자기 어두운 연기와 큰 재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멀리서부터 불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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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내가 맡은 팀 전반이 끝나고 후반에 들어가야 했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고객들과 상의하고 있는데 직원이 '얼른 후반 들어가라'고 하더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불이 빠르게 다가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며 "결국 고객님들이 '취소 안 해주면 그냥 가버리겠다'하고 짐 싸서 집에 가셨다. 보통은 이런 경우가 잘 없는데 손님들도 상황이 심각하니까 환불도 안 받고 그냥 도망갔다. 그래서 나는 다행히 살아서 나왔는데 아직 코스 안에 다른 팀이 많이 남아있었다. 휴장은 못 했어도 취소가 안 된다고 하는 건 진짜 오버 아니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골프장들이 돈에 미쳤다지만 이건 아닌 거 같다. 오늘 역대급 대참사 날뻔했다. 나는 일단 실직자 됐다. 골프장은 다 탔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과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안전불감증 심각하다" "불이 저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후반 나가라는 게 말이 되나" "영상 보니까 진짜 죽기 직전에 나왔네" "골프장 주인 나중에 행정처분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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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