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돼 있다./사진=뉴시스
29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추목리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돼 있다./사진=뉴시스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북부 산불의 최초 발화 용의자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며, 조만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30일 실화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씨(5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오전 11시24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의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소를 정리하던 중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딸과 함께 현장에 있었고, 아내는 임도 입구 차량에서 대기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신고자는 A씨의 딸이다. 딸은 경찰에 "나무를 꺾다가 잘 되지 않자 라이터로 태우려 했는데 바람에 불씨가 날려 산불이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돼 주민과 헬기 조종사, 산불 감시원 등 26명이 숨졌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한 국가 보물 제1090호 고운사를 포함한 유형문화재, 주택·공장 등 4000여 채가 소실됐으며, 피해 면적은 여의도의 156배에 달하는 4만5157헥타르로 집계됐다.

경찰 과학수사계는 지난 29일 산불 현장을 찾아 기초조사 및 보존 조치를 완료하고 국립과학산림연구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일정을 조율해 이르면 다음 주 중 합동 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경찰은 A씨를 포함한 피의자 및 참고인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같은 날 의성 인근 지역에서 별도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은 다른 발화 지점에 대해서도 실화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