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주주들에 고개 숙인 진양곤… "FDA 승인, 꼭 따내겠다"
31일 주총서 CRL 배경 등 설명
이르면 7월 승인 공언… 항서제약 신뢰 내비쳐
대전=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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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1 | 1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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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HLB 회장이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HLB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불발된 탓이다. 진 회장은 파트너사 항서제약과 소통해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FDA 승인을 이루겠다고 주주들에게 공언했다.
진 회장은 31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0기 HLB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이번 주총에서는 한결같이 응원해주셨던 주주분들과 기쁨을 나눌 것으로 믿었는데 결국 다시 한번 실망을 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며 "임직원 모두가 전력을 다했으나 최고 경영자인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 걸 보여드리겠다"며 "기어이 꽃을 피워내겠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의 사과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FDA의 CRL(보완요청서) 발급에서 비롯됐다. HLB는 지난 21일 캄렐리주맙 공장 CMC(제조품질관리) 지적사항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아 FDA 승인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CRL을 받았던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FDA 승인 무산이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진 회장을 향해 사업 현황을 지적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따져 물었다. HLB 주주 A씨는 "회사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약효에 문제가 없으니 시간이 지나면 CMC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믿는 등 상황을 낙관하는 것 같다"며 "조금 더 겸손한 태도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진 회장은 "항서제약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사제 생산라인에 캄렐리주맙 생산라인을 깔고 라인을 번갈아 사용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다른 주사제를 생산하고 남은 게 캄렐리주맙 생산 시 섞일 수 있다는 게 FDA 우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서제약이 관련 내용을 데이터로 입증했는데도 CRL이 또 발급됐다"며 "FDA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문제 삼고 있는지는 관련 레터가 오면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양곤 "개별국가 허가 미신청 후회"… 항서제약 우려는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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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진 회장의 모습도 나타났다. HLB 주주 B씨는 "앞서 EMA(유럽의약품청)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허가를 신청했다면 지금쯤 매출이 나왔을 텐데 왜 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데이터가 너무 좋아서 FDA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CRL을 두 번 받고 보니 개별국가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은 걸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FDA 승인을 얻으면 개별국가 승인을 굉장히 빠르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FDA 승인을 우선 노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오는 7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FDA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진 회장은 내다봤다. 4월 첫째 주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CRL 관련 레터를 받고 지적사항을 보완하면 오는 5월 말 NDA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클래스1에 해당할 경우 7월 말, 클래스2라면 10월 중순 FDA 승인이 이뤄질 것이란 게 진 회장 전망이다. FDA는 재심사 시 클래스1이나 클래스2로 구분하는데 클래스1은 비교적 경미한 사항에 해당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항서제약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항서제약은 글로벌 주요 제약사로 FDA만큼 까다로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실사 및 조사에도 별문제 없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을 정도로 역량이 뛰어나다는 게 진 회장 설명이다. 캄렐리주맙 역시 중국에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약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 회장은 판단했다.
진 회장은 "신약 성공이 늦어지는 책임은 저한테 있다"며 "빠르게 수습하고 성과를 내는 것이 책임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더 분발해서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며 "HLB 정신이 어떠한 것인지 기어이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HLB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내이사 한용해 및 사외이사 양충모 신규 선임의 건 ▲감사위원 양충모 신규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4개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승인의 건'은 신약 승인 이후에 재검토하겠다며 회사가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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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