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최하위' 한타 미국 테네시공장… 트럼프 관세 돌파구 될까
해외 공장 중 유일한 적자… 관세 대응 위해 증설과 효율 개선도 병행돼야
김이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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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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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관세에 이어 5월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공장 증설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해당 공장이 해외 공장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어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국타이어는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테네시공장의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연 550만개의 타이어 생산 규모를 연 1200만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부터 내년까지 공장 증설을 위해 약 2조3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2017년부터 미국 테네시주에서 현지 공장을 운영해 왔다. 주로 승용차·경상용차(PC/LT) 타이어를 생산하며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도요타 켄터키 공장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2022년에는 북미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 매출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9조411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조7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늘었다. 천연고무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고환율로 수출 단가가 오르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타이어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크지만 북미 매출은 둔화세를 보였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2조2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줄었다. 해외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율도 ▲2022년 29.2% ▲2023년 27.3% ▲2024년 23.8%를 기록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평지가 많아 가성비 타이어를 선호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라며 "중국산 저가 타이어와의 경쟁 심화로 매출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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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중인 테네시공장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014년 1단계 투자에 이어 추가 증설을 위한 2단계 투자까지 총 3조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공장은 타지역 대비 인건비와 제조원가가 높아 생산 비용부담이 크다.
테네시공장은 지난해 해외 생산거점 중 유일하게 당기순손실 74억9044만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가장 적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해외 6곳 생산기지별 매출은 ▲중국(3개 공장) 2조1850억원 ▲인도네시아 7118억원 ▲헝가리 1조2774억원 ▲미국 4856억원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테네시 공장 적자는 미국 테네시주 현지 세법 개정에 따른 것"이라며 "법인세 자체가 늘다보니 손실이 발생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세 대응 차원에서 현지 생산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테네시공장 증설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공장 증설에만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생산 효율성 개선과 판매 시장 다각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매출 비중이 큰 유럽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유럽 매출 4조3137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매출 비중도 2023년 41.1%에서 작년 46%로 확대됐다. 유럽 내 전기차, SUV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고인치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고인치 타이어는 평균 판매 가격이 저인치 타이어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한국타이어는 BMW, 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유럽 내 OE(신차용 타이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은 유럽 시험인증기관 및 자동차 전문지 등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늘어나는 유럽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헝가리 공장 설비 투자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은 현재 증설을 위한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2027년까지 증설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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