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7월17일 시흥 슈퍼마켓 살인사건 피고인인 정씨가 경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흥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7월17일 시흥 슈퍼마켓 살인사건 피고인인 정씨가 경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법원이 17년 전 시흥시 한 슈퍼마켓에서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남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고법은 이날 40대 남성 정모씨에 대한 강도살인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이 선고한 징역 30년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정씨는 2008년 12월9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24시간 운영 슈퍼마켓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업주인 A씨 목 부위 등을 6차례 찔러 살해하고 카운터 금전함에 있는 현금을 들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통해 정씨의 범행 장면을 확인해 공개수배를 하는 등 수사를 벌였지만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 장기 미제로 남았다. 그러다 한 시민이 경찰에 결정적 제보를 하면서 지난해 2월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과 경찰은 계좌와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정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관련 증거를 미리 확보한 뒤 경남 함안군 소재 거주지에서 정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여러 차례 잔혹하게 찔러 살해해 피해자는 주어진 삶을 다 살지 못했고 그 가족들은 범행 장소에서 슈퍼를 운영하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반면 피의자는 17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며 자유를 만끽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정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했고 정씨 측 역시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강도살인죄의 법정형 중 무기징역을 선택하고 일부 감경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며 "그러나 이는 피고인이 범행한 2008년 12월 적용되는 구형법의 무기징역형 범위를 벗어나 선고한 것이라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계획적으로 흉기를 소지해 특수강도 범행을 저지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유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영구히 사회에서 격리해 자유를 박탈하고 사망한 피해자와 유족에게 속죄하며 여생을 수감생활 하도록 하는 것이 책임의 정도를 반영한 적정하고 합리적인 양형이라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