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TV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TV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4일 오전 11시, 강남의 어느 건물에서는 직장인들이 하나둘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아직 점심시간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평소보다 서둘러 나와 휴게실과 흡연실, 직원 식당 등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이동하며 낮은 목소리로 "인용되겠지?" "몇 대 몇일까?"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같은 시각 서대문 빌딩 숲속을 거닐던 시민들도 저마다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을 꺼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기 위해서다. 아예 거리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유튜브를 시청하는 넥타이맨도 있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11시22분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확정짓자 여기저기서 동시에 "와!"하는 함성이 터졌다. 서울역 내 대합실 TV를 통해 뉴스를 시청하던 시민들은 환호를 터뜨렸고 "만세"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선고 직후 한 기업의 구내식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모두 밝은 표정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4일 오전 11시 강남의 한 직장 내 카페에서 임직원들이 휴대폰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정원 기자
4일 오전 11시 강남의 한 직장 내 카페에서 임직원들이 휴대폰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정원 기자


송파구청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A씨(53)는 "오늘 선고 결과가 궁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며 11시쯤 휴게실로 이동해 유튜브로 탄핵 선고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주위에서 인용과 기각에 대한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어 더욱 긴장됐다"면서 "오늘 원하던 결과가 나왔고 마침 금요일이니 지인들과 저녁에 기분 좋게 술 한잔해야겠다"며 웃음 지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난 직장인 B씨(58)는 "선고 전까지 지인들끼리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 판결에 만족한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됐으니 하루라도 빨리 경제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자신을 엔지니어라고 밝힌 C씨(37)는 "원래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고 일만 하는 타입인데 이번만큼은 결과를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휴대폰으로 뉴스부터 검색했다. 이제 한결 마음 편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종각역 근처에서 일하는 D씨(42)는 "선고 결과는 마음에 들지만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너무 긴 심리 과정에서 갖은 음모론이 양산되는 걸 지켜보는 게 더 피곤했다"고 꼬집었다.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는 E씨(50)는 "오전 내내 사무실이 조용해서 모두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업무에 집중하는 줄 알았는데 11시 22분이 지나자 일제히 환호했다. 그리고 하나둘 이어폰을 빼더니 식당으로 우르르 달려갔다"고 선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