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보수 진영이 탄핵 무효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연단에 선 발언자를 생중계하는 전광판과 우산을 쓴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박은서 기자
광화문에서 보수 진영이 탄핵 무효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연단에 선 발언자를 생중계하는 전광판과 우산을 쓴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박은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이튿날인 5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보수진영이 '국민저항권'을 주장하며탄핵 무효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이날(5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광장 인근 동화면세점~대한문 일대에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헌법재판관은 사기꾼"

  '국민저항권 발동'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우산과 태극기를 든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사진= 박은서 기자
'국민저항권 발동'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우산과 태극기를 든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사진= 박은서 기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광화문역 인근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은 모두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회자는 헌법재판관을 "사기꾼"이라 칭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국민저항권 발동'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붙인 우산을 든 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연단에 선 발언자가 말을 이어갈 때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싸우자", "탄핵은 사기다", "무효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탄핵 결정에 대한 강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집회를 찾은 남성 A씨(70대·인천광역시)는 "어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해서 오늘은 아침부터 왔다"며 "대선 전까지는 광화문에 매일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리에서 극우 성향의 개신교 공동체 '자유마을' 회원들이 1000만명 가입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은서 기자
거리에서 극우 성향의 개신교 공동체 '자유마을' 회원들이 1000만명 가입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박은서 기자


극우 성향의 개신교 공동체 '자유마을'의 회원들이 거리에서 1000만명 가입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백만송이봉사단'이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은 A씨(50대·여)는 기자에게 다가와 서명을 요청했다.


그의 목에는 '천만조직이 나라 살린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칠판이 걸려 있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가입을 권유하며 "전광훈 목사님이 1000만명을 모으면 국민저항권 쓸 수 있다고 했다"며 "국민이 나설 때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집회에서 "헌재 판결이 다가 아니다. 그 위의 권익인 국민저항권이 남아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5일) 시위 현장 곳곳에서는 청년층의 낮은 참여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탄핵 무효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다. 시위 현장에서 드물게 마주친 20대 청년은 기자에게 "청년들은 어디서 모여있냐"고 묻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를 청년 참가자로 착각한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2030세대의 탄핵 무효 시위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 B씨(60대·남·서울 송파구)는 "청년들이 나라를 살려야 한다. 학생들도 유튜브를 보고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젊은 세대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날 집회 참여 인원은 당초 주최 측 신고 인원인 3만명에 못 미친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같은 구간에서 진행된 자유통일당 탄핵 반대 집회 참여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3만명이었다.

또 다른 집회들은 전날(4일)부터 속속 취소됐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전날 선고 이후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하기로 예고했던 집회를 취소했다. 세이브코리아 측도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여의대로 일대에서 예고했던 집회를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