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 열린 '이탈리아 요리의 거장상' 시상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멜로니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1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은 우리 모두가 모든 차원에 걸쳐 전념해야 할 사안"이라며 관세 문제 해결 의지를 나타냈다. 또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미국과의 무관세(Zero-for-Zero) 협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관세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방 국가들의 경제는 서로 깊이 연결돼 있으며 이 같은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은 궁극적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EU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에 이어 9일부터 이밖의 대부분 상품에도 20%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400억유로(약 65조 23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EU 내에서 독일과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미국은 이탈리아 수출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강경 극우 성향으로 평가되는 멜로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상호관세 인하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EU 제품에 20%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첫 유럽 지도자다.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 유럽은 최적의 사절단은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방문에서 멜로니 총리가 관세에 관한 명확한 성과를 얻어오지 못하면 국내 정치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인의 63%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의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