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4조 규모 기술이전의 의미와 향후 에이비엘바이오를 이끌 성장동력을 소개했다. /사진=곽선우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4조 규모 기술이전의 의미와 향후 에이비엘바이오를 이끌 성장동력을 소개했다. /사진=곽선우 기자


"올해 이중항체 ADC와 ABL001의 R&D(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오르는 한 해가 될 것"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오프라인 기업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글로벌 빅파마 GSK와 4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후 첫 공개 석상에 섰다. 이번 간담회에서 그는 해당 기술이전의 의미를 짚고 성장세를 이어갈 차기 주자 중 하나로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꼽으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영국 GSK와 최대 4조1000억원 규모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표적해 약물의 BBB 침투를 돕는 기술이다. BBB는 이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 뇌를 보호하는 장벽이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관련 기술 및 노하우 등의 이전을, GSK는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할 예정이다. 해당 계약은 알테오젠이 2020년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4조7000억원대 기술이전 계약에 이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두번째로 큰 계약 규모다.

이 대표는 "이번 GSK와의 기술이전 계약은 BBB 셔틀 분야에서 그랩바디-B의 기술력과 차별성을 인정받은 결정적 사례"라며 "앞으로 다양한 모달리티 및 타깃에 그랩바디-B를 접목한다면 지속적인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주목할 만한 비전으로 ▲그랩바디-B의 모달리티 및 타깃 확장 ▲ABL001 담도암 신약 승인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 타깃 확장 ▲이중항체 ADC 시장 선점 등을 꼽았다.

"이중항체 ADC, 미국 현지 법인 통해 성장 가속화"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기업간담회에서 향후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곽선우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기업간담회에서 향후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곽선우 기자


이상훈 대표는 향후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에이비엘바이오USA를 통해 ADC 플랫폼 기술 내재화와 ABL206 등 검증된 항체를 기반으로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이중항체 ADC의 강점은 단독항체 ADC보다 페이로드를 더 많이 운반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DC는 특정 항체에 화학 약물인 페이로드를 링커라는 연결고리로 접합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그는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할 전략으로 ▲ADC 전문 인력 영입 ▲1400억원 자금 확보 ▲검증된 항체(ABL206, ABL209) ▲TOP1 기반 ADC 플랫폼 기술 내재화 등을 소개했다.

에이비엘바이오USA의 새 CEO인 마얀크 간디가 이중항체 ADC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간디 CEO는 앞서 글로벌 빅파마 제넨테크에서 사업개발(BD) 업무를 담당하며 면역항암제 티센트릭 개발 등에 기여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부터 이중항체 ADC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에이비엘바이오USA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의 ADC 핵심 파이프라인으로는 비소세포폐암·난소암·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ABL-206, 췌장암·식도암 치료제 ABL-209 등이 있다. 올해 말까지 ADC 신약 후보물질인 ABL206, ABL209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