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경기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하우스에서 'LIG 글로벌 데이' 행사를 열고 회사의 글로벌 비전 및 미래 혁신방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9월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경기 성남시 LIG넥스원 판교하우스에서 'LIG 글로벌 데이' 행사를 열고 회사의 글로벌 비전 및 미래 혁신방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LIG넥스원이 지난 3년간 누적된 1000억원대 환차손을 봤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대외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위기 의식을 공유한 것은 맞지만 LIG넥스원은 비상경영 체제 돌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환차손 또한 최근 3년간 회계상의 외환손실만을 단순 합산한 수치일 뿐 같은 기간 외환이익을 고려하면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LIG넥스원은 경기 판교에 위치한 판교 하우스 R&D센터에서 'L-Committee' 타운홀 미팅을 열고 500여명의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환리스크 확대, 글로벌 정세 불확실성, 경쟁 심화 등 외부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비상경영'을 언급했다.

신 대표가 언급한 '비상경영'은 공식적인 경영방침이 아닌 내부 위기의식을 환기하기 위한 발언이었다. 전사적 비용 감축이나 긴급 경영조치 등의 내부지침은 없었다. 회사 내부에선 대내외 경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내실경영'을 다질 시기라고 공감했다.


실제로 연초부터 임원진 회의에서 환율 리스크, 대외 리스크에 대한 경영 상의 대응 필요성이 논의돼 왔다. 대규모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해 내실경영과 비용 효율화가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BAE 시스템즈, 프랑스 탈레스 등 유럽 경쟁사의 견제도 뚜렷해지고 있어 내부 대응 체계 구축 등 정비가 불가피하다.

논란이 된 '환차손 1000억원' 역시 최근 3개년 누적 기준 외환손실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지난해 LIG넥스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손실은 약 484억원, 같은 기간 외환이익이 851억원 발생해 실질적으로는 외화 관련 손익이 흑자를 기록했다.


외환손실은 외화자산·부채 환산손실이나 파생상품 거래 손실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방산 수출 확대 과정에서 수출 대금 수령 시점과 환율 변동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장부 상의 손실(평가환차손)에 가깝다. 사업 구조상 환리스크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산 회사들은 선물환 거래나 통화스왑 등 환헤지 전략을 통해 환리스크를 관리한다.

최근 환율 변동성이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만큼 파생상품 등 변동성이 큰 수단보다는 매출채권에 대한 환율 변동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통화선도계약(정해진 시점에 미리 약속한 환율로 계약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방식으로 환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관계자는 "내실경영 필요성을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수준"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긴장감을 유지하자는 취지로 수출 확대와 주요 투자 계획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