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에서 MBK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지난3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에서 MBK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뉴스1 오대일 기자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이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MBK는 지오영 지배기업의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오영은 지난해 매출액 3조2069억원, 영업이익 622억원, 당기순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6.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9%, 11.8%를 기록했다.

장부 상으로는 흑자를 냈지만 현금성자산은 크게 줄어들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지오영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0억원으로 1년 전 948억원대비 83.3% 급감했다.


반면 지오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전년 370억원에서 마이너스 337억원으로 전환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해 현금이 유입되긴 커녕 유출됐다는 얘기다. 매출채권이 774억원 늘고 재고자산 역시 597억원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오영의 현금흐름이 경색된 와중에도 MBK는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앞서 MBK는 지난해 MBK파트너스5호SPC1, 2 및 SHC지와이홀딩스를 통해 지오영의 지배기업인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의 지분 76.53%를 사들이며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 지난해 7월 조선혜지와이홀딩스는 2746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했고 MBK의 지분율은 71.65%로 줄었다. 유상감자는 자본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주주환원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기업의 재무구조가 부실해질 우려가 있다. MBK는 당시 유상감자로 2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규모 유상감자로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의 재무구조도 부실해졌다. 2023년 말 연결기준 506%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600%로 대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1819억원에서 46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조선혜지와이 등기임원은 총 5명으로 창업자인 조선혜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4명이 MBK 측 인사이다.

MBK는 앞서 오스템인플란트, 메디트 등을 인수한 이후에도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배당금 등으로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