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남성 리포터가 여성 관중의 번호를 따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애틀란타 구단 전담 중계 리포터 윌리 발라드가 현장 인터뷰 도중 여성 관객에게 번호를 묻는 장면. /사진=마일스 가렛 SNS 캡처


메이저리그 경기 중계 도중 남성 리포터가 여성 관중에게 번호를 묻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 도중 애틀란타 구단 전담 중계 리포터 윌리 발라드는 현장 인터뷰를 하며 여성 관객에게 연락처를 물었다.


발라드는 이날 경기 5회초 공격 도중 한 여성에게 브레이브스를 응원하냐고 물었다. 여성이 '아직 아니다'라고 말하자 "그렇게 되게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중계 캐스터인 브랜든 고딘이 농담으로 "이제 5회이니 번호를 얻을 시간이 4이닝 남아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발라드는 직접 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여성에게 연락처를 물었다. 그러자 고딘과 해설을 맡은 C.J. 니코스키는 그에게 '직업을 이용해 여성을 꾀는 것이 어떻겠냐'는 식의 농담을 던졌다. 여성들은 당황해하다가 결국 번호를 줬고, 발라드는 "연락처를 얻었으니 우리 모두 잘된 것"이라고 말한 뒤 인터뷰를 끝냈다.


이 장면은 생중계됐다. 애틀란타 지역 공중파 FOX5 애틀란타의 스포츠 리포터 마일스 가렛은 SNS에 "스포츠 리포터가 밖에서 연락처를 얻는 기준을 정립한 내 친구 윌리 발라드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는 글과 함께 이 영상을 공유했다. 발라드 또한 영화 '굿 윌 헌팅'의 한 장면을 올리며 이 일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 일은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워싱턴 포스트 야구 전문 기자 첼시 제인스는 "여성 리포터가 이렇게 했다고 상상해보라. 그 사람의 커리어는 끝났을 것이다. 방송에서 이렇게 미화되는 것을 보니 정말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지역 공중파 방송 WMBF 스포츠 디렉터 티건 브라운도 "이것이 여성 리포터였다면 사람들은 프로답지 못하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성 리포터가 하면 사람들은 재밌다고 말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야후스포츠도 "불편한 권력 역학 관계가 드러났다"며 중계진 행동을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