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1명 '노인의 나라'… AI 의료돌봄 받는 아파트 각광
신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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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지난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에 진입하면서 노인을 위한 '헬스케어'(Health Care) 주거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건강관리 등 관련 산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 요양권 기피… 떠오르는 헬스케어 주거
지난 3월 한국의 고령 인구 비율은 20.3%를 기록했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다. 노인의 안전한 주거에 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긴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노인 세대에는 주거서비스가 특히 중요하다. 경제와 여가 활동을 활발히 하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노인 주거의 흐름도 바꿨다. 이들은 실버타운, 요양원 등에서의 생활을 기피하고 거주하던 공간에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을 선호한다.
2023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할 때 희망하는 거주지로 '현재 사는 집'이 가장 많은 48.9%를 기록했다. 집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헬스케어 주거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초기 단계에 머무는 헬스케어 주거사업은 앞으로 신축 아파트의 표준이 될 전망이다.
AI 식단부터 수면까지… 시니어 사로잡은 헬스케어 주거
국내 최고가 아파트 거래시장인 강남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서 최근 헬스케어 주거가 화두에 올랐다. 고령층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압구정 주민을 사로잡기 위해 건설사가 헬스케어 주거서비스를 수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해 '헬스케어 하우스' 전략을 수립했다. 병원에 가지 않고 단지 내에서 일상적인 의료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입주민 건강수명 연장을 목표로 하는 '올 라이프 케어 하우스'(All Life-care House)도 추진한다. 이는 AI를 활용해 입주민 건강을 챙기는 헬스케어 특화서비스다. 식단·운동·수면 관리와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병원 연계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낙상이나 수면 중 병증 신호 감지 등의 서비스도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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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도 시니어 주거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월 국내 시니어 주거 개발을 위한 공동 투자 약정을 체결하면서 수도권 시니어 주거 상품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디앤디가 추진하는 고급 레지던스 사업은 내년 초 착공 예정이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연면적 약 1만㎡ 이상, 12층 규모의 하이엔드(High End) 시니어 주거 상품이다.
김도현 SK디앤디 대표는 "SK디앤디의 국내 부동산 개발과 주거 브랜드 운영 역량, 글로벌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의 플랫폼 구축 전문성을 결합해 양질의 시니어 주거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 친화' 공간 중요"
시설 입소보다 거주하던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노인의 정신과 육체 건강에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2일 김경인 경관디자인 공유 대표는 창원미래포럼 토론에서 "노인만 몰아넣는 시설이 아니라 젊은 세대와 같이 사는 세대 교류형 단지가 많아져야 한다"며 고령 친화 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령화를 막을 순 없지만 도시계획과 공간디자인을 통해 고립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헬스케어 주거에서 노인의 특징도 면밀히 고려돼야 한다. 김동규 경상국립대 건축학과 교수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등 시니어가 가진 특성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신체 활동에 관한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며 "주변 편의시설 조성 여부와 위치 여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종원 계명대 건축학과 교수는 시니어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짚었다. 나이가 들고 소외될수록 노인의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도의 AI 기술도 필요하지만 기술이 사람의 연결을 약화시키고 외롭게 만든다"며 "노인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고독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주거의 수요 대비 국내 사업은 초기 단계에 머무른다. 김 교수는 국내 시니어 주거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노인 특수시설로 인식하지 않고 전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사례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시니어 주거 형태를 보는 사회의 시선과 제도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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