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 월드 내부 해지 과정 화면. /사진=양진원 기자


가입자 2300만명의 해킹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이 고객들에게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가입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해외 로밍 '바로(baro) 요금제'와 '데이터로밍무조건차단'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으면 해당 서비스를 가입할 수 없는데 고객들이 한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악성코드 해킹공격으로 SKT 고객 유심 관련 정보들이 외부로 유출됐다.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등 일부가 탈취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비상대책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SKT도 내부적으로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며 유출 가능성을 인지한 후 해당 악성코드를 즉시 삭제하고 해킹 의심 장비도 격리 조치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전문가들을 통해 현장 조사 중이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조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는 SK텔레콤으로부터 해킹 피해 사고를 접수해 수사에 돌입했다.


불법 유심 복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출된 정보가 실제로 악용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SKT는 적극적인 고객 피해 예방 차원에서 다양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자사 홈페이지와 T월드에서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권유 중이다. 23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자사 가입자 전 회선에 순차적으로 MMS를 발송하고 문자에는 서비스 기능과 가입 절차를 안내하는 동영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바로(baro) 요금제나 데이터로밍무조건차단을 이용하는 고객은 이를 해지해야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는데, 이는 해외 망을 쓸 때 부정 개통 탐지 모니터링이 쉽지 않은 탓이다. 때 아닌 유출 사고에 놀란 가입자들이 로밍 해지에 몰리며 가입 절차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SKT 고객은 "언제 유심이 악용될지 몰라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객이 단말기를 통해 자체적으로 보호 조치를 할 수도 있다.


갤럭시 안드로이드 기기 '설정'에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항목으로 들어가면 '기타 보안 설정'을 찾을 수 있는데 여기서 'SIM 카드 잠금 설정'을 클릭하고 유심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유심 비밀번호를 재설정할 수 있다. 과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았다면 초기값은 숫자 0 네자리다.

아이폰 iOS 기기라면 설정에서 '셀룰러' 또는 '모바일 데이터를 눌러 'SIM PIN'을 입력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동일하게 초기값을 입력하면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할 수 있다.

유심 자체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새 유심으로 교체하면 유심 자체 값이 달라져 재차 해킹에 성공하지 못하면 복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