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 25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 기지서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를 타러 가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 각국 정상들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26일(현지시각)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집결한다. 이번 장례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서 세계 정상들의 외교의 장으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임기 첫 해외 방문지가 바티칸이 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난민과 불법 이민자 문제 등을 두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했으나 백악관 부활절 행사에서 "세계를 사랑한 분이고 특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유럽연합(EU)의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의회 상임의장과 함께 장례식 참석을 위해 바티칸을 찾는다. 영국에서는 왕실을 대표해 찰스 3세 국왕의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가, 정부를 대표해 키어 스타머 총리가 장례식에 참석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교황 선종 소식을 듣고 인도양 지역 순방 일정을 조기 종료한 뒤 기자들에게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알렸다.


독일은 퇴임을 앞둔 올라프 숄츠 총리가 독일 대표단을 이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리 취임 예정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불참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함께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아내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함께 장례미사에 직접 참석한다. 벨기에 정부는 바르트 드 베버르 총리가 참석을 결정했으며 필리프 왕과 마틸드 왕비도 함께 참석한다.


남미에서는 교황의 출신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아내 자나 여사와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장례식 참석을 바티칸 측에 요청했다. 블룸버그는 라이 총통의 참석이 성사된다면 그가 세계 현직 지도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