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맞이한 조선 빅3, 올 1분기 모두 웃다
고부가 가치 선박 수주 전략 통했다…각종 대외환경이 추진력 더해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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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에 접어든 국내 주요 조선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고부가 가치 선박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게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호재까지 이어지면서 향후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 '빅3'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 8592억원, 삼성중공업 1231억원, 한화오션 2586억원으로 나타났다. 세 기업 모두 전년대비 각각 436.3%, 58%, 388.8%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뤘다.
매출도 함께 증가했다.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 6조7717억원(22.8%) ▲삼성중공업 2조4943억원(6.2%) ▲한화오션 3조1431억원(37.6%)을 기록, 상승세를 탔다.
2~3년 전부터 LNG선·군함·해양플랜트 등의 고부가 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한 게 호실적을 견인했다. 해당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수익이 증가했다. 공정 개선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생산성이 안정화된 것 역시 시너지를 발휘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에 수주한 고부가 선종이 올해 매출에 반영된 게 호실적으로 연결됐다. 또 2023년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능률이 향상되고, 공정 과정에 안정이 찾아오면서 실적이 상승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생산성은 전분기대비 8% 개선됐다.
삼성중공업도 높은 수익성의 LNG 운반선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특히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 플랜트에서 두각을 보이며 독자적인 수익로를 개척했다. 숙련된 해외 인력을 적극 채용해 생산성도 증대했다.
한화오션은 저가 수주 컨테이너선 비중이 감소하고 LNG선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익이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있었던 장기 파업 여파에서 벗어난 데 이어 숙련된 외국인 용접공·도장공·배관공이 생산 현장에 투입된 것도 주효했다.
여기에 우호적인 대외환경이 뒷받침되면서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강력한 대중 제재가 국내 조선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올해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인데, 다수의 글로벌 선주사가 중국 리스크를 피해 한국 조선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 사회의 친환경 기조도 긍정적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대형 선박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탄소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온실가스 목표치를 초과한 선박의 배출량에 대해 비용을 책정하고 선주가 이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해당 규제로 친환경 선박 사이클의 가속화가 예상되면서 관련 기술 경쟁력이 높은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기회는 더 늘어날 거란 관측이다.
고공행진하는 환율도 호재다. 조선사는 달러로 선박 계약을 체결해 환율이 오르면 같은 배를 인도해도 더 많은 원화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2.6원에 마감되면서 고환율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희소식이다. 지난 24일 진행된 한미 양국 '2+2 한미 통상 협의'에선 조선업이 주요 협상 카드로 떠올랐다. 양국은 협의를 통해 조선업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현재 자국 조선업 부흥의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도 한국과 같은 조선업에 뛰어난 동맹국과 협력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현재 방일 중인 펠란 장관은 이번주 내로 방한할 예정이다.
업계에 유리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도 연달아 수주 소식을 전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은 총 2조5354억 원의 규모의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컨테이너선 2척을 5619억원에 계약했으며, 한화오션 또한 3710억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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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