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달 25일 기자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학과 교수. /사진=유찬우 기자


"소통이 부족했다. 지금과는 다른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요즘 나라 걱정에 고민이 많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양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줬으나 결국 불통과 잘못된 선택으로 정국이 마비된 결과가 아쉽다는 설명이다.

1971년생인 서 교수는 과거 한국씨티은행 재테크 팀장을 역임한 뒤 금융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다. 한성대, 서울사이버대 등에서 겸임교수를 맡다가 2022년부터 서경대에 몸담고 있다. 현재 금융연수원 겸임교수 및 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평소 오전 5시에 일어나 미국 증권 시장을 살핀 뒤 서경대로 출근한다. 강의 시작 전에는 책과 논문을 보며 '교육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로 금융·AI(인공지능) 모바일 파이낸스 서비스·AI와 온라인 금융 서비스 미래 전략 등을 연구하고 있다.

서 교수는 "강의는 주로 금융, 재무관리, 기업신용분석 등을 위주로 편성했다"며 "한 학기에 보통 3시간짜리 과목을 4~6개를 맡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과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제가 은행권 출신이다 보니 금융취업준비반 같은 교내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주식투자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모의투자와 관련한 교양수업을 진행하며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면담을 꽤 많이 하는 편인데, 최근엔 한 학생에게 감사하다는 손 편지도 받는 등 굉장히 재밌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끝마치거나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자연으로 돌아가곤 한다. 서 교수는 "여가 시간에는 반려견 '다온'과 북한산 산책을 매일 1시간30분씩 다녀오고 있다"며 "4년 전부터는 강원 홍천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해 매 주말 그곳에서 텃밭 농사를 짓는다"고 전했다.

교수, 반려인, 농부의 삶을 사는 그에게도 최근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나라 안팎으로 어지러운 시국때문이다. 서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아쉬웠던 점과 '미래의 대통령'을 향한 조언을 폭넓게 나열했다.
사진은 강의가 끝난 뒤 업무를 보는 서 교수. /사진=유찬우 기자


서 교수는 "제 아내가 최근 3년 동안 질병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며칠 전 한 대학병원에서는 접수조차 받지 않더라"라고 했다. 이어 "허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접수가 안 돼 이틀째 앉아있던 아주머니도 있더라"라며 잠시 말을 멈췄다. 의정갈등으로 대학병원 의료진은 거의 초토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던 시점에서 이를 시도했다는 건 박수를 쳐주고 싶다"면서도 "다만 방법이 잘못돼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개혁을 시도하기 전 최소 2~3번의 공청회 및 고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비교적 큰 변화가 없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부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현재 국내 물가 및 급여 수준에 비해 집값이 너무 올랐다"며 "어떤 정부든 간에 국정운영의 우선순위 중 하나로 부동산 정책을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통의 부재도 강조했다.

서 교수는 "가장 아쉬웠던 점은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이라며 "야당 대표를 거의 만나지 않았을뿐더러 계엄사태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집권 초기 용산 집무실에서 진행한 도어스테핑 역시 시도는 좋았으나 결국 본질을 벗어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다음 대통령, 새로운 차원의 접근 필요"

6·3 조기대선으로 선출될 다음 대통령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소통이다.

그는 "다음 정권에서는 보여주기식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점이 있다면 다음 정권에서는 중위소득 이하 100대 직업군을 선정한 뒤 간담회 등의 자리를 자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회 기득권이 아닌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 전문가답게 관련 업계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서 교수는 "현재 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금융교육 시스템 중 일부는 일정 강사료를 비전문가에게 지불한 뒤 맡기는 형식"이라며 "좀 더 무게감 있는 전문위원들로 강사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과 시니어를 나눠 지금보다 더 체계적으로 경제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영국처럼 투자금액 지원 및 연말 공제 등 금융지원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