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 매출 증가로 수익성 확대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백신 판매와 자회사 실적 회복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다. SK바이오팜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나란히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뤘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의 미국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판매 호조와 자회사 실적 회복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 1분기 매출 1444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7%, 149.3% 증가했다.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 성장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1분기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1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증가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 호조는 현지 직판 플랫폼과 특화된 세일즈 전략의 시너지가 주효했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의 대표 품목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SK바이오팜 전체 매출의 97.0%를 차지했다. 엑스코프리는 높은 발작 소실률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 약물 대비 우위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엑스코프리의 지난 1분기 월평균 신규 처방 건수(NBRx)가 처음으로 1600건을 돌파하며 2분기부터 매출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성장세를 가속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이르면 이달부터 미국 내 DTC(Direct-to-consumer) 마케팅을 본격화해 엑스코프리의 인지도와 환자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해에는 엑스코프리의 적응증 및 연령 확장을 통해 매출 성장을 노리고 있다. 연내에 전신발작(PGTC)으로의 적응증 확장에 대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소아 환자의 복용을 쉽게 하는 현탁액 제형을 개발해 NDA(임상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는 미국 직판 체계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하고 유기적인 환자 중심 접점 확대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과 적응증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사, IDT 흑자·백신 수출 확대로 외형 '쑥'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SK바이오팜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사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외형 확대에 속도를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546억원, 15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4.0% 늘고 영업손실은 46.2% 감소하며 외형 성장과 함께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이번 실적 개선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독일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IDT)의 흑자 지속이 크게 작용했다. IDT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직후인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된 뒤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개발 백신의 해외 판매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올해부터 남반구 수출 물량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PAHO(범미보건기구) 선행입찰 추가 수주에 성공해 중남미 시장 공급 기간을 2027년까지 늘렸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의 전략적 협업 강화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와 올 초 사노피의 백신 6종과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예방 항체주사에 대한 국내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 GBP410은 북미와 국내에 이어 최근 유럽에서도 임상 3상에 착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백신 개발과 생산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PCV21·NextGen PCV 등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 ▲송도 R&PD 센터 건설을 위한 인프라 투자 ▲태국 합작법인(JV) 설립 등에 총 238억원을 투자했다. 증권가는 GBP410의 안정적 상업화 이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고 IDT의 안정적 성장, 자체 개발 백신의 신규 시장 개척 등으로 실적을 빠르게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