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신한자산운용 본부장이 머니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신한운용


ETF 시장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단순한 지수 추종을 넘어 ETF는 이제 '액티브, 테마형, 인컴형' 등 복합 전략 상품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엔 커버드콜 ETF가 인기를 끌면서 보다 세분된 전략과 기초자산의 차별화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김기덕 신한자산운용 퀀트&ETF운용본부장은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ETF 구조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수요에 맞는 전략을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한자산운용은 AI 소프트웨어 대표주인 팔란티어를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ETF 2종을 지난달 동시에 상장시키며, 고수익 인컴과 방어적 성장 전략을 동시에 겨냥한 상품을 선보였다.

팔란티어 기반 '인컴형 vs 성장형'… 투자자 타깃도 뚜렷

지난달 신한자산운용은 'SOL 팔란티어 커버드콜 OTM 채권혼합 ETF', 'SOL 팔란티어 미국채 커버드콜혼합 ETF' 두 종을 출시했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확보하는 전략형 상품이다. 주가 상승분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안정적인 수익 흐름(인컴)을 얻는 데 초점을 맞춘 구조가 특징이다. 두 상품 모두 팔란티어를 기초자산으로 삼았지만 운용 전략과 타깃 투자자는 전혀 다르다.


김 본부장은 "팔란티어 커버드콜 OTM ETF는 인컴 수요가 높은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라며 "주간 옵션을 활용해 월배당 수익을 추구하고 103% 수준의 OTM 전략으로 상승 여력을 일부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팔란티어처럼 변동성이 큰 종목은 옵션 프리미엄 자체가 높게 형성되는 특성이 있어 인컴 전략에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OTM 옵션 전략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행사가격으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주가가 급등하더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는 상승 수익도 일부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매달 일정한 현금흐름(배당)을 원하는 연금 투자자나 인컴 중심 투자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실제로 팔란티어처럼 변동성이 크고 옵션 수요가 많은 종목의 경우 단기 옵션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월 인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반면 '팔란티어 미국채 커버드콜혼합 ETF'는 주식과 채권을 병행해 성장성과 방어력을 동시에 갖춘 구조다. 김 본부장은 "이 상품은 팔란티어의 장기 성장성을 보면서도 국채를 통해 금리 인하 수혜를 함께 누리려는 투자자, 특히 연금계좌 이용자에게 적합하다"고 했다. 이어 "커버드콜 전략은 이 상품에서 보조적인 수익원으로 작용하며, 채권 비중을 통해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손실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지수형보다 수익률 경쟁력"… 위클리 옵션, 개별 종목 커버드콜 장점

김 본부장은 팔란티어처럼 변동성이 높은 종목은 주간 옵션 기준으로도 3% 수준까지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사진=신한운용


지수형 커버드콜 ETF와 달리 이번 팔란티어 커버드콜 ETF는 개별 종목 기반 전략으로 설계돼 프리미엄 수익 확보력이 다르다.

김 본부장은 "지수형 커버드콜 ETF는 통상 위험자산 비중이 높고, 월간 기준 옵션 프리미엄도 2% 전후로 제한적"이라며 "팔란티어처럼 변동성이 높은 종목은 주간 옵션 기준으로도 3% 수준까지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어 동일한 인컴 전략이라도 더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상품 모두 만기가 짧은 위클리(주간) 옵션을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최근 옵션 시장에서는 만기가 짧을수록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간가치가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 흐름을 활용하면 수익을 더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매주 리밸런싱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옵션 수익을 더 자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ETF를 연금계좌에 편입하면 세제상 혜택이 강화된다는 점도 커버드콜 ETF의 주요 강점이다. 김 본부장은 "커버드콜 ETF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배당'이 아니라 '옵션 프리미엄'이기 때문에 연금계좌에서는 전액 세금 이연이 가능하다"며 "일반 계좌에서 15.4% 세금이 붙는 구조와는 차별화되는 지점이죠. 최근 해외 ETF 배당에 선납세가 도입되면서 이런 세제 이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금계좌에 적합한 또 다른 상품으로는 'SOL 골드커버드콜 액티브 ETF'도 눈에 띈다.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배당이 없는 금에 정기적인 수익 구조를 더함으로써 실질 금 가격 상승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월 0.3~0.4% 수준의 인컴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본부장은 이처럼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기존 금 ETF 대비 차별화된 강점을 제공하면서 장기 투자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금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만, 1970년대 이후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약 9%에 달해 주식과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주식처럼 꾸준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횡보하다가 갑자기 급등하는 계단식 흐름을 보이는 특성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질수록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라며 "최근에는 개인뿐 아니라 중앙은행, 산업 수요까지 전방위로 수요가 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우상향 자산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커버드콜 전략의 확장뿐 아니라 테마 선정과 상품 구조 측면에서도 빠른 기획력과 대응력을 무기로 ETF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앞으로도 투자자 수요에 기반한 전략형 ETF 라인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후발주자로서 시장 흐름을 민감하게 읽고,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테마를 보다 세분화된 관점에서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신한자산운용의 ETF 전략"이라며 "단순히 지금 시장에서 주목받는 테마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십 개의 테마를 사전 설계해 두고 타이밍에 맞춰 선보이는 전략적 대응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 원자력, 골드 등 최신 테마를 빠르게 ETF로 구현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특정 섹터나 종목에 집중한 ETF를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