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당신의 대통령] "팍팍한 삶에 투잡은 기본… 다음 대통령, 예술가에 관심 줬으면"
(18) 20대 '예술가' 이기현씨가 바라는 대한민국
수원=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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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5년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다. 역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에서 비롯된 '예상치 못한' 선거다. 대통령 파면이라는 비극과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할까. '머니S'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그 작은 목소리를 모아 위기의 대한민국을 기회의 대한민국으로 전환할 새로운 대통령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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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이기현씨(28·가명)는 예술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투잡러'(직업이 두 개인 사람)다. 처음엔 연극 연출가로만 일했으나 경제적 부담이 심화하면서 예술교육 강사 일을 추가로 하게 됐다. 이씨는 예술가들을 위한 처우 개선과 함께 혐오와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믿음 가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투잡 뛰는 예술가… "연극만으론 생계유지 불가능"
지난 13일 경기 수원 소재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연극 연출가와 예술교육 강사로 일한 지 각각 6년, 1년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평소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연극을 올릴 기회가 있을 때 연출가로 활동한다는 것. 연극에서 중요한 캐릭터 간 소통을 역할극이나 즉흥 상황극 등의 방식으로 교육 현장에 접목해 아이들의 의사소통 능력과 자신감을 높이는 게 이씨 역할이다.국내 주요 예술대학을 졸업한 이씨는 연극 연출가로서의 성과를 꿈꿨으나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연극 연출만 해서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예술교육 강사 일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통상 연출가의 경우 연극을 올리기 위해 최소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써야 하는데 이 기간 연출가가 받을 수 있는 돈은 일반적인 직장인 월급 한 달 수준이거나 그에 못 미친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지원을 잘 받지 못했을 때는 손해일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씨는 "연극만 해서는 먹고살기 힘들다"며 "공연 연출만으론 생계를 꾸리는 데 한계에 부딪혀 예술교육 강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 아이들을 좋아했던 것도 예술교육 강사 일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라며 "저의 전문성을 활용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에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을 따 교육자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력 쌓긴 어려운 영세 예술가… "지원 축소로 연극 일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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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로 일할 기회가 줄고 있다는 점도 이씨가 예술교육 강사 일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다. 영세 연출가는 주로 기관·재단의 지원 사업을 통해 연극을 올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원 규모가 줄고 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지원 없이 공연을 올리기엔 공연장 대여 및 소품 구매 비용, 배우 인건비 등을 홀로 감당해야 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예산 삭감으로 연극 분야 지원이 축소되고 있다"며 "특정 재단에서 진행한 사업설명회에 참가했는데 예산이 줄었다는 관계자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경험을 쌓아야 연출가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데 장벽이 높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유명한 연극 연출가가 되면 기업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으나 이는 희귀한 경우다. 우선 경력부터 쌓아야 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신규 공연 축소로 영세 연출가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조차 힘들다. 정부·기관·재단의 지원으로 연출가가 실력을 쌓고 자기 능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연출가의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이씨는 봤다.
이씨는 "예술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활동 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과 규모를 늘리는 게 가장 필요하다"며 "경력에 맞춰 주니어는 주니어끼리, 시니어는 시니어끼리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면 더 많은 예술가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지만 예술가들도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 만연한 '혐오와 갈등'… "통합 이룰 대통령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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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최대 문제로 혐오와 갈등을 꼽은 이씨는 통합을 이룰 인물이 제21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분야에서 먼저 갈등을 줄여야 사회적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치인들이 서로 맞서지 않고 협력해야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이씨가 제21대 대통령의 덕목으로 통합을 내세운 이유다.
이씨는 "공연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출가 특성상 현시대 사회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평소 뉴스를 자주 접한다"며 "뉴스에서 보는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해 고민하기보단 세력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모습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대통령을 원한다"며 "상대방을 아우르고 세대·계층 간 통합을 아우를 수 있는 정상적인 대통령, 상식적인 대통령이 선출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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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