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올해부터 매년 미국 엔비디아 최첨단 AI 칩 50만개를 수입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지난 3월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컨퍼런스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올해부터 매년 미국 엔비디아 최첨단 AI 칩 50만개를 수입할 수 있는 1차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미국과 UAE가 맺은 계약이 최소 2027년까지 유효하지만 2030년까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계약을 통해 UAE는 매년 50만개, 수년 동안 AI 칩 수백만개를 공급하는 셈이다.


이번 계약 합의 초안을 보면 칩의 20%, 즉 연간 10만개를 UAE 기술 기업 G42에 제공하고 나머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처럼 대규모 AI 사업을 운영해 UAE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이 계약은 아직 협상 중이며 최종 확정되기 전에 변경될 수 있다. 이 소식을 처음으로 보도한 뉴욕타임스(NYT)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 후 이 계약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AI 칩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AI 칩 수출을 제한했다. 현재 AI 강국은 미국과 중국인데 걸프 지역에 막대한 AI 칩이 수출되면 중동이 세 번째 AI 강국으로 떠오를 수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6000억달러(약 845조4000억원) 규모 투자를 약속받았다. 해당 투자에는 엔비디아, AMD, 퀄컴으로부터 AI 칩을 대량으로 사겠다는 계약이 포함된다.


이 예비 합의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유치 내용도 담고 있다. 한 소식통은 현재 G42가 UAE에 시설을 건설할 때마다 미국에도 유사한 시설을 건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G42 지분은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UAE 왕족,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가 보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어떤 최첨단 AI 칩이 수출되는 것인지, 보안 요건이 어떻게 될지는 추후 구성될 별도 실무 그룹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50만개 수출되는 AI 칩은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칩이거나 차기 루빈 칩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