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고발 후 첫 5·18… 노재헌, 취재진 피해 슬그머니 참배
부친 회고록 수정 요구 외면에 '보여주기식 추모' 비판도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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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올해도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부터 매년 5·18 민주묘지를 찾았던 노 이사장은 과거에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언론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별다른 공지 없이 조용히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은닉 의혹이 불거지면서 5·18기념재단은 김옥숙 여사,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 이사장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조세범처벌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형사고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예년과는 달리 조용한 참배를 다녀온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 이사장의 5·18 민주묘지 참배에 대해 5·18 관련 단체들은 "진정한 사죄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회고록 내용 수정과 공식 사과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노 전 대통령이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기술하며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서술돼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지난해 5·18 민주 묘지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5·18 단체에서 수정을 요구한 내용을 담아 개정판을 최대한 빨리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고록은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시기 노 이사장은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을 미화한 어린이용 만화 위인전을 출판해 전국 도서관에 배포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은 "노 씨 일가가 반성은커녕 신군부를 미화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해당 도서의 전량 회수를 촉구한 바 있다.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위한 5·18 민주 묘지의 묘역은 1기당 1평(3.3㎡)에 불과한 반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은 550평(1810㎡)에 달한다.
노 전 대통령의 묘역 크기는 서울·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 5명의 묘역을 다 합친 면적(1729.5m²)보다도 크다.
묘역 조성 및 유지·관리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나 이와 관련된 자금의 출처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검찰은 김옥숙 여사가 노 이사장이 운영하는 재단에 152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출연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익재단이 비자금 은닉이나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된 것은 아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금융계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역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5·18 유족 관계자는 "검찰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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