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가 22일 서울 종로구 태평로 빌딩에서 열린 '비스포크 AI 콤보 미디어 브리핑'에서 2025년형 신제품 특성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연 기자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AI 콤보'를 필두로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 입지를 강화한다. 출시 1년 만에 10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건조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으로 판매량을 2배 이상 늘린다는 각오다. 북미 소비자 맞춤화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2일 서울 종로구 태평로 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일체형 세탁건조기 시장 전략을 비롯해 비스포크 AI 콤보가 거둔 성과, 2025년형 신제품 등을 소개했다.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내부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70%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지금 판매량의 2배 이상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한 대의 기기에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처음 출시했고, 올해 3월에는 성능과 편의 기능을 한층 강화한 2025년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성 상무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결합한 제품의 경우 빨래를 세탁한 후 다시 건조기로 옮기는 과정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의견이 많았다"며 "이들의 요구를 반영해 비스포크 AI 콤보를 개발했고, 출시 이후 편리하다는 호평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 25kg, 건조 18kg의 국내 유일 최대 용량을 구현한 동시에 건조 성능을 대폭 향상하면서 많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 건조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열교환기 크기는 유지하되 열교환기 핀을 기존 대비 더 많이 촘촘하게 배치해 전열면적을 8.5% 확대했다. 전열면적이 넓어지면 세탁물을 통과한 고온다습한 공기의 수분을 더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건조 알고리즘도 빨래 양에 따라 드럼의 운전 속도와 온도를 최적으로 제어하도록 향상했으며, 최적화된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덕트 시스템'도 적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의류를 통과한 공기가 제품 뒷면에 매립된 덕트를 통해 열교환기로 직접 연결된 채 순환하면서 건조 효율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건조 성능을 올리면서도 동일한 외관 크기 내에서 제품 건조용량을 3kg 늘릴 수 있었다.


성 상무는 "건조 성능을 개선하면서 일 빨래 횟수 동안 함께 늘어났다"며 "빨래 효율을 높인 덕에 용량에 따른 불편함이 최소화됐고, 대가족 등의 소비자에게도 적합한 모델로 새롭게 구현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가 국내 최대 18kg 건조 용량과 79분 만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완료하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43여개 국가에서 판매되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키워 나간다. 지난해 미국, 영국, 독일 등 30여 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판매 지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벤트(Vent) 방식 건조를 적용한 '비스포크 AI 벤트 콤보'로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북미의 경우 히트펌프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 국내와 달리, 약 90%의 가정에서 벤트형 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 벤트는 히트펌프 대비 세탁·건조시간이 20분 적게 소요되나, 에너지는 더 많이 소모한다는 특징이 있다.

성 상무는 "북미는 연간 판매되는 세탁·건조기 수가 1000만대 이상인 큰 규모의 시장"이라며 "올해 출시한 벤트 콤보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성능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성 상무는 "기존 세탁기 및 건조기와 일체형 제품 간의 성능 차이가 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제품을 기획·개발할 때 변하지 원칙은 기존 제품과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성능은 같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