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고 성형 수술을 받았다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페루 곳곳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사진=로이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성형수술과 명품 시계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폭로가 재조명되면서 수도 리마 등지에서 대통령 사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코 성형 의혹과 '롤렉스 게이트'로 권력에 압박을 받고 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CNN에 따르면 논란은 그가 2023년 여름에 코 성형수술을 받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볼루아르테는 2023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약 2주간 공식 일정을 비웠다. 당시 별다른 설명 없이 직무에서 이탈했고, 뒤늦게 코 성형수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기간 대통령실이 볼루아르테의 과거 사진을 사용해 SNS 게시물을 올리는 등 직무 공백을 감추려 한 정황도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논란이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최근 대통령의 성형수술을 집도한 마리오 카바니 성형외과 의사가 관련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카바니는 한 TV 인터뷰에서 "볼루아르테가 받은 5가지 시술 중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용 목적의 시술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시술 중에 진정제를 맞고 의식을 잃기도 했다"라고 폭로했다.


이를 두고 CNN은 "대통령은 이 사실을 의회에 알릴 의무가 있고, 권한을 위임할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 측은 "사적인 문제"라고만 답했다.

고급 시계 논란도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지난해 현지 매체들은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최소 14개의 다른 명품 시계를 착용했다"라며 "여기에는 1만9000달러(약 263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도 포함됐고 이 시계들은 자산 신고에서 누락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관해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직접 산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이후 "가까운 주지사에게 빌린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결국 현지 경찰, 검찰 수사당국은 대통령 관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직무 유기 및 부패 등 혐의로 수사했다.

대통령의 연이은 논란에 민심은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 페루 현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볼루아르테 대통령 지지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93%가 "대통령에 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