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도전 엔알비, 'CB·공모가' 고평가에 투자 불확실성 부담
4달 만에 '평가액' 48% 상승
안효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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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노크하는 엔알비가 연초 발행한 전환사채(CB) 발행가보다 약 48% 높은 주식 평가액을 내놔 주목된다. 이번 공모에 참여하면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최고 30%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 기업인 엔알비는 지난달 28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주당 평가액 2만3330원을 제시했다. 이는 FI가 올해 1월 매입한 전환사채(CB) 발행가보다 높다. 당시 SL인베스트먼트·코오롱인베스트먼트·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은 주당 1만5800원을 지불했다. 사실상 회사 주가가 4달 만에 47.7% 뛴 셈이다.
공모 희망가와 비교해서도 기업 평가 가치가 13.9~32.9% 올랐다는 가정이다. 엔알비 희망가는 주당 평가액에 9.99~22.85%를 할인한 1만8000~2만1000원이다. 9.99~22.85% 할인율은 25~40% 대인 통상적 코스닥 상장사보다 낮다.
CB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 신청 약 1주일 전 발행했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는 상장 심사 장기화나 기업공개(IPO) 포기에 대비해 상장을 본격화한 와중에도 CB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있다. 비슷한 시기 '뉴로핏'도 심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과 향후 현금 유동성을 고려해 약 5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엔알비는 현금 수급이 특히 중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차입금 의존도가 51.0%로 업종평균 36.6% 대비 높다. 희망가 기준 공모금 377억~441억원 가운데 263억원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당장 빚 부담 해소 및 현금 확보가 급해 CB를 낮은 가격으로 발행했다는 것은 장기 성장에 불안 요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CB가 적정가였다면 현재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CB 발행과 관련해 "콘크리트 모듈러 신규 생산에 따라 추가 현금 확보를 위해 기존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했다"며 "발행 시점이 공모 청구일보다 이전 시점이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보상하기 위해 할인율을 적용해 전환가격을 설정했고 투자자에 대한 보상이 없었다면 CB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 구조에서는 오버행이나 경영권 관련 우려가 높지 않은 편이다.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은 31.24%, 1개월 뒤 유통 가능 물량은 38.52%로 다른 코스닥 상장사와 유사하다. 최대 주주 등 지분율도 공모 후 48.30%로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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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