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이 제113차 ILO 총회 연설을 통해 기업의 투자·고용을 가로막는 획일적 규제는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손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하던 모습. /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3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한국 경영계 대표로 참석해 성장·사회통합 위한 노·사·정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경총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열리는 ILO 총회에는 손 회장을 비롯해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국 노·사·정 대표로 나선다.

손 회장은 "우리는 전례 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고조되는 지정학적 갈등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통합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급속한 기술발전과 기후위기도 노·사·정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도전과제"라고 짚었다.


이어 "AI(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등 첨단기술의 발전은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신산업이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지만 세계 청년 5명 중 1명은 여전히 실업상태에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가로막는 경직되고 획일적인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노동시장에서 맞게 노·사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노·사·정은 급변하는 산업구조 재편과 일의 변화에 대응함에 있어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성장과 사회통합을 향한 협력은 노·사·정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부연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미래는 다양성과 자율성 확대에 있다"며 "획일적인 기준으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규제하기보다는 각 나라의 노동시장 현실과 노·사·정의 다양한 입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연설 이후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과 만나 한국 노동시장 이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밖에 로베르토 수아레즈 산토스 국제사용자기구(IOE) 사무총장, 마티아스 쏜 ILO 사용자그룹 대표, 탄 희 택 싱가포르 경총 회장과도 만나 글로벌 고용·노동이슈 논의에 있어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일 개최된 제113차 ILO 총회는 13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며 187개 나라 노·사·정 대표가 모여 회원국의 협약 및 권고 이행현황, 플랫폼 경제 및 생물학적 위험 관련 국제노동기준 마련, 공식성으로의 전환 촉진 등의 논의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