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강 광주시 서구청장(왼쪽 여섯번째)이 12일 서구청 나눔홀에서 농성2동 공공복합청사 주민자치 숙의 협의체 합의서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 서구청


광주광역시 서구가 5년 넘게 이어진 지역 갈등을 '숙의 민주주의' 방식으로 해결하며 행정과 주민이 협력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서구는 농성2동 공공복합청사 시설 사용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주민자치숙의협의체'를 구성했다. 주민대표 5명과 서구청 간부 5명이 참여한 이 협의체는 약 3개월간 논의를 거쳐 지난 12일 전원 합의에 도달했다.

공공복합청사는 2020년 국비를 확보하며 추진된 사업으로 서구청 일부 부서와 농성2동 행정복지센터, 문화시설 등이 함께 입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이 해당 청사를 농성2동 전용으로 인식하면서 갈등이 시작됐고 다목적홀의 명칭, 공유주방 공간, 임시주차장 운영 등 세부 사항을 둘러싼 불만이 이어졌다.


김이강 구청장은 지난 4월 주민 간담회에서 숙의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직접 갈등 해결에 나섰고 협의체는 전면적인 설계 변경 없이도 신뢰 회복과 현실적 조정을 이끌어냈다.

합의안에는 △다목적홀 명칭을 '농성2동 다목적홀'로 명기 △공유주방 공간 유지 △임시주차장 무상 개방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구는 이번 숙의 과정을 통해 단순한 민원 해결을 넘어 주민과 행정이 수평적으로 협의하고 결정하는 민주적 협치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행정과 주민이 함께 만든 합의는 생활 속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며 "앞으로도 소통을 중심에 둔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