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본사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전략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각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나스닥 상장사 'The Metals Company(TMC)'에 투자한다.


고려아연은 16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사 TMC 지분 약 5%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전 마지막 날 종가 기준 약 8500만 달러(한화 1165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향후 TMC의 시장 가치와 성장성이 확인될 경우 일정 가격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할 권리까지 계약 조건에 반영했다.

TMC는 심해에서 니켈과 코발트, 동(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 폴리메탈릭 노듈) 채광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재생에너지, 첨단 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의 확보 및 개발을 목표로 한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향후 TMC가 채취한 자원을 국내외에서 제련하는 등 사업적 연계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내 시설 투자 등 추가 협력도 협의할 방침이다.


TMC는 연내 채광 허가 취득을 목표하면서 미국의 공급망 자립화 노력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의 TMC 지분 투자가 한미 간 자원 안보 협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고려아연은 이번 투자로 안정적으로 망간단괴를 조달받아 올인원 니켈제련소(2027년 상업운전 목표) 등에 공급할 전망이다. 특히 TMC사에서 공급받은 원료를 가공해 제조한 제품을 미국에 판매, 현지 시장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자원 생산 개시 후 초기에는 고려아연의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통해 제품을 가공하고, 향후에는 미국 내 니켈제련소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TMC사와 협업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사업적,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외국 우려기업(FEOC)' 지정과 세제 혜택 배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공급망 자립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외국 우려기업 지정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 특정 국가가 관여한 핵심광물에 IRA 혜택을 제외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고려아연과 TMC의 협력은 미국 정부의 외국 우려기업 규제에 걸리지 않는 공급망 구축이란 점에서도 의미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TMC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니켈과 동 생산업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양사 파트너십은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에 독립적이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독보적 니켈 공급망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