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2주새 1.5조 늘었다… 패닉바잉에 금수저 청약 논란
당국, 은행장 소집해 가계대출 점검… 3단계 DSR 시행에 '지금 아니면 못 산다' 심리 확산
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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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에 불이 붙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불과 2주 만에 1조5000억원 넘게 늘고 20·30세대 중심으로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고개를 들었다.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시행됨에 따라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물론 서울 외곽 노도강(노원·도봉·강북)까지 실거래 신고가가 속출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750조792억원으로, 전월(748조812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포함)은 같은 기간 595조1415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4799억원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시중은행 및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18곳의 가계대출(개인) 담당 부은행장들을 긴급 소집, 비공개 회의를 열고 선제 대응을 요청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대출 증가가 DSR 규제 전 막차 수요의 영향이라는 분석과 함께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강남·마포 이어 노도강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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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827건으로 전월(5409건) 대비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최근 실거래가의 상승세도 뚜렷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표 단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8일 22억5000만원(17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동일 면적이 지난 4월 19억2000만원(2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3억3000만원 올랐다.
풍선 효과는 서울 외곽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 노원' 전용 59㎡는 지난달 17일 9억1200만원(17층)에 팔리면서 지난 4월(8억9900만원) 대비 1300만원 올랐다. 서울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 12일 9억5500만원(15층)에 거래돼 지난달 동일 면적 9억2000만원보다 3500만원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20·30세대의 패닉바잉 현상이 재현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리 인하가 지속되고 대출 규제 강화 전 마지막 기회를 노린 이들이 전세대출과 주담대를 최대한 끌어모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에 나선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7월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돼 미리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시행 이후에는 구매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강남과 마용성 등은 자금력이 탄탄한 수요가 많아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과거만큼 심각한 패닉바잉은 아니지만 청약과 분양 물량이 적은 상황이어서 공급 불균형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부는 지난 10일부터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일명 '로또 청약')에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 청약 기회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조치지만 금수저 청약 논란도 제기된다. 청약 경쟁률이 여전히 높고 고가 아파트 위주인 데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소수에게 기회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 내 실거주 수요는 물론 지방 투자 수요가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며 "3단계 DSR이 시행되면 열기가 일시에 가라앉을 수 있고 정부의 세부 정책이 공개됨에 따라 시장 방향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공급 부족과 청약 제도의 구조 문제, 자산 편중 등이 있어 대출 규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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