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취증이 유전된 딸이 아빠와 사이가 멀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엄마가 조언을 구했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빠로부터 액취증이 유전된 딸이 아빠와 사이가 멀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액취증으로 남편과 딸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딸 둘을 뒀다는 작성자 A씨는 "첫째 딸은 성인, 둘째 딸은 고등학교 3학년"이라며 "결혼 전엔 남편에게 액취증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어릴 때 수술해서 그런지 후각에 예민한 저도 냄새를 못 맡았다. 팔 올리고 잘 때 겨드랑이 흉터를 보고 알게 됐고 그 뒤로 아이들한테 혹시라도 유전될까 봐 냄새 맡으면서 지냈다"고 운을 뗐다.


액취증은 주로 아포크린 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피부 표면에서 그람 양성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피부에서 악취가 나는 질환을 말한다. 부모의 형질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우성 유전질환으로, 부모 중 한쪽이 액취증이 있으면 50%, 부모 모두 액취증이 있으면 자녀의 80%에서 액취증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첫째 딸에게는 액취증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둘째 딸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남편은 "빨리 수술해 주자. 저게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며 미안해했고, 냄새가 더 심해지기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술했다.


하지만 둘째 딸이 중학교 1학년이 됐을 때 교복을 갈아입으며 자기 냄새를 맡게 됐다. 피팅룸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암내 때문에 못 입어보겠다. 사서 나가자"며 부끄러워하던 일도 있었다. A씨는 "집에 와서 딸의 속옷을 맡아보니 냄새가 나더라.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수술해서 재발할 확률이 2%라고 했다. 그 안에 들면 정말 심한 거라고 했는데 그게 저희 둘째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남편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장난치면서 위로해 주려고 하는데 딸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마음이 많이 아팠는지 어제 펑펑 울었다"며 "남편도 안 우는 척했지만, 옆에서 콧물 줄줄 흘리는데 둘 다 짠했다. 지금은 또 냄새가 안 나긴 하는데 올해 여름방학에 재수술할까 싶다"고 전했다. 딸은 "수술대에 누워서 아프게 수술받으면 팔도 일주일 동안 못 내리고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예 없다. 수술했던 때 생각하면 너무 싫다"고 두려워하고 있다.


A씨는 "수술하면 정말 화장실도 못 가고 머리도 못 감아서 누군가가 감겨줘야 했다. 팔을 내리면 주름이 잡혀서 흉 진다"며 "그러다 보니 딸이 점점 아빠와 거리를 둔다. 원망하는 마음인지 잘 모르겠는데 분위기도 냉랭하다"고 속상해했다. 이어 "남편은 딸이 점점 거리 두고, 본인 때문에 냄새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더 힘들어한다. 두 사람이 며칠 사이에 거리감이 많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이 약이냐"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빠도 억울하다고, 할머니나 할아버지한테 가서 같이 따지자고 하면서 기분 풀게 만들어라" "해결 방법이 있는 병이라는 게 얼마나 복인데" "살다 보면 액취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본인 스스로 잘 아는 날이 올 것" "엄마가 중간 역할을 잘해줘야 한다" 등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