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세계 연구기관 순위 상위권을 석권하며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한 2025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과학원(CAS)과 중국 기관 8곳이 지난해 기초과학 분야 연구기여도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사진=네이처 웹사이트 캡처


중국이 AI와 양자 기술 등 전략 분야에 이어 기초과학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계 연구기관 순위 상위 10곳 중 8곳을 중국 기관이 차지했다.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한 2025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생물학·화학·물리학·지구과학·보건학 분야 국제 학술지 기여도 기준 상위 10개 연구기관 중 8곳이 중국 소속이었다. 네이처 인덱스는 해당 분야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기여도를 기준으로 산출한 연구기관 순위다.

중국과학원(CAS)이 1위를 차지했고, 중국과학기술대(USTC), 저장대, 베이징대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가 2위에 올랐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까지만 해도 순위에 오른 중국 기관은 CAS 단 1곳이었다. 올해 1위를 기록한 CAS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CAS는 2위 하버드대와도 큰 점수 차를 보였고 10위권 바깥이었던 저장대는 4위로 급상승했다. 자오퉁대는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상위 100위권에서도 중국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2022년 31곳, 2023년 37곳이던 중국 소속 기관 수는 지난해 43곳으로 늘었다. 반면 미국과 독일 주요 연구기관들은 전반적인 순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상위 5위권을 유지하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2024년 14위로 밀려났다. 물리학 분야에서도 2022년까지 2위를 지켰지만 이후 순위가 하락 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2022년 6위에서 2024년 16위로, 매사추세츠공대(MIT)는 17위로 밀려났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해 처음으로 톱20 밖으로 밀려났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아직 미국이 우세하지만 중국 연구계가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중국 연구 제도를 개혁해 온 신경과학자 라오이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 내 최대 의학 연구 자금 기관으로 중국이 지원 규모를 단기간 내 따라가긴 어렵다"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 시절 NIH 예산이 줄면서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학 분야에선 중국이 이미 미국을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식량 안보를 중시한 중국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 결과다. 라오이 교수는 "중국은 2050년까지 농업을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AI와 '오믹스(분자생물학 데이터)' 기반 데이터뱅크를 활용해 유전자 치료, 암, 대사 질환 연구 등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