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고범준 기자 /사진=고범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울산 데이터센터 구축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편 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20일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함께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추진 중인 AI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설명했다.

SK그룹의 울산 데이터센터는 2029년 2월에 총 100㎿(메가와트) 규모로 완성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만 약 6만장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역량을 총결집해 클라우드와 제조 융합형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울산 AI데이터센터는 최고의 AI 고속도로, 인프라의 필수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재 100MW(메가와트)로 건설하고 있지만 향후 1GW(기가와트)로 확장해 국내 AI 수요에 대응하는 글로벌 허브 역할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세계 3대 AI 강국 진입을 위해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AI 인프라를 쉽게 쓰기 위해 정부의 바우처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AI 인프라 활용을 키우면 그 혜택이 경기 전반 확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AI 스타트업 육성 계획과 관련해 "AI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 향후 5년 내 2만개 AI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SK를 비롯한 대기업도 상생을 넘어 상생의 기업으로 스타트업과 전방위로 협력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AI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부가 단순한 AI 지원자 역할을 넘어 수요자 역할을 맡아달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 부처가 AI 앱을 발주하면 공공 수요는 상당할 것"이라며 "5년간 5조원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중고 AI 필수 과목화 등 '국가의 AI 인재 양성'도 제안했다. 그는 "초중고에서 AI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1000만 명 인재 양성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한다"며 "전문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에서도 필수 과목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울산을 AI 특구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모든 산업을 이끄는 중추적 형태지만 AI 접목은 아직 부족하다"며 "메가 샌드박스로 지정되면 울산을 제조 AI의 미래로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울산 데이터센터에 대해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유치하게 됐다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최태원 회장님 애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첨단기술산업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