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긴장감이 미칠 각종 악영향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사진=현대차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촉발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국내 산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최초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 현대자동차는 두 나라의 충돌 지역과 멀리 떨어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지만 변수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미국의 개입 등에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정부와 함께 24시간 동향 점검에 분주하다.

앞서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현재까지 국제유가는 10% 이상 치솟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져 경제 상황에 변수가 확대됐다.


정부와 산업계는 두 나라의 충돌에 따른 각종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중동 현지상황을 비롯해 각 부문별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최초의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 현대자동차도 현지 상황을 살피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스라엘 정부 지침에 따라 최근 현지 쇼룸(전시장)을 폐쇄했다. 국가비상사태에 따라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설의 문을 닫았다.

현대차는 신시장 개척과 시장 다변화를 위한 거점으로 선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최근 현대차는 사우디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 소재 현대차·사우디생산법인(HMMME) 부지에서 생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신규 조성한 사우디 자동차 제조 허브로 불린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이며 2026년 4분기(10~12월) 가동을 목표로 연산 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된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며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중동 시장 개척이 중요하다고 보고 사우디를 현지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기존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가 최적의 사업 파트너라는 시각이다.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현대차의 혁신 제조기술, 현지 우수 인재 및 인프라 등을 결합해 HMMME를 사우디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을 가속화하는 핵심 거점으로 구축하겠다는 목표지만 중동 긴장감이 극대화 되는 변수가 발생됐다.

사우디와 두 나라 충돌 지역은 수천㎞ 이상 떨어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지만 두 나라 무력 충돌에 미국까지 개입된 만큼 긴장감 확대 우려를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성은 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착공에 들어간 사우디공장의 경우 이스라엘·이란 충돌 지역과 거리가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중동 충돌 상황 격화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 국내 유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이는 자동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전체적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