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증권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률이 코스피를 크게 앞지르는 초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5000 공약'으로 상징되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 더해 거래대금까지 급증하면서 증권사 실적 모멘텀에도 불이 붙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수급에서는 일부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올해 들어 23일까지 82.38% 상승했다. 증권지수는 1~2월 조정을 마친 뒤 3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랠리에 돌입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25.63%인 점을 감안하면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5월에만 20.34% 상승한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25.02% 오르며 강력한 랠리를 보여줬다. 증권주는 무역분쟁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한 강세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 종목들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8030원에서 시작해 23일 종가 기준 2만245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180% 급등한 수준이다. 이외에도 삼성증권(66.1%) 키움증권(83.0%) 한국금융지주(86.7%) NH투자증권(38.8%) 등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식 공약으로 제시하며, 국내 증시 활성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국가가 경제·산업의 미래 비전을 시장에 제시하고, 자본시장을 글로벌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따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실적을 좌우하는 지표들도 우호적인 흐름을 보인다.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5134억원으로 5월 평균(16조8871억원) 대비 3.58% 증가했다.

증권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증가 중이다. 지난 3월 중순 약 52조원 수준이던 예탁금은 6월 들어 64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17일에는 65조원에 근접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에 다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증권사 예탁금 운용수익 확대와 증시 활황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4월 초 기준 16조원대 초반까지 줄어들었던 융자 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19조8000억 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증시 상승 기대감과 함께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 달성 공약을 비롯해 하반기 추경 기대,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규제 완화 등 네 가지 축이 증권주를 밀어 올리는 핵심 동력"이라며 "특히 코스피 5000 공약은 사실상 밸류업 정책의 연장선이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격적인 정책 기조가 시장 기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증권(-581억원), 한국금융지주(-600억원), 미래에셋증권(-199억원) 등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증권주가 급등하면서 이 같은 외국인 수급 흐름은 단기 이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짧은 기간 증권주가 가파르게 오르며 단기적 차익실현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도 "궁극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