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우리금융 미래혁신부 오광근 부부장, 이진이 과장, 김성현 부장이 머니S와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머니S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금융디지털타워 13층 디지털혁신부문 미래혁신부. 젊은 은행원들이 모니터에서 분주하게 기업 리스트를 확인한다. 우리금융의 디지털 혁신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디노랩의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성현 미래혁신부 부장은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는 우리금융 계열사와 스타트업이 협업을 모색하고 투자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기준통화와 동일한 가치를 갖는 스테이블코인의 제휴를 원하는 스타트업, 가상자산을 기부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노랩은 디지털 혁신스타트업을 공룡(Dinno)기업으로 키운다는 의미다. 현재 서울 2개, 경남 1개, 충북 1개, 부산 1개 등 5개 디노랩 센터를 통해 지금까지 총 177개 기업 발굴해 직·간접적으로 1752억원의 투자를 연계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 경제외교 활동에 나선 최종구 국제금융 협력 대사는 금융위원장 시절 디노랩을 금융회사와 핀테크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하는 대표 사례로 꼽기도 했다.


디노랩 사업을 운영하는 미래혁신부서는 기민하고 유연한 신사업 추진을 위해 그룹 정보기술(IT) 운영 방식을 '그룹사 직접 수행 방식'으로 전환하는 IT 거버넌스를 개편, IT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지주·자회사 임원이 참여하는 회장 직속 '그룹 미래사업추진위원회'는 신사업 추진동력 확보와 시너지 강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김성현 부장은 "우리금융 전략기획부에서 디지털분석팀장, 전략사업팀장을 맡으면서 미래금융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디노랩은 은행이 할 수 없는 블록체인, AI 기술 등 미래혁신 기술을 담은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연계 서비스 확대… AI에이전트 구현 박차

디노랩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디노랩 출신 한국신용데이터(KCD)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으로 성장해 올해 제 4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도전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2016년 디노랩의 전신인 위비핀테크랩 참여 기업으로 선발됐고 우리은행이 약 6개월간 사무실, 재무 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듬해 소상공인 대상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선뵀고 위비핀테크랩을 통해 금융권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디노랩 참여 기업 중 역량이 입증된 또 다른 기업은 뱅크샐러드다. 뱅크샐러드는 우리은행이 MOU를 체결하고 오픈 API와 연계 제휴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우리은행은 뱅크샐러드 앱에 고객이 직접 우리은행 우리비상금대출의 개인별 대출한도와 금리를 조회할 수 있는 '우리비상금대출 금리 확인하기' 서비스를 오픈한 바 있다.

오는 7월 우리금융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디노랩 제2센터를 AI 특화 공간인 '디노랩A센터'로 새단장한다. 한국신용데이터, 뱅크샐러드에 이어 유망한 AI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김성현 부장은 "디노랩은 우리금융이 협업 모델과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올해는 AI가 화두인 만큼 관악센터(디노랩A 센터)에서 AI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해 우리금융의 유니버설 뱅킹 앱 구축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통합 애플리케이션 '우리WON'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통합 앱을 늦게 선보였으나 플랫폼의 고도화 속도는 빠르다. 우리금융은 올해 생성형 AI 플랫폼, 오픈API 플랫폼, 전자지갑 등을 잇달아 구축한다. 올 하반기 우리금융의 대고객 서비스, 내부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AI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 부장은 "AI산업은 생성형 AI가 기존 지식에 기반해 정보를 제공한 것을 넘어 직접 행동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단계"라며 "AI가 우리금융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데 디노랩 스타트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