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과 조교가 학부모로부터 성적 항의 메일을 받았다고 공유했다. 사진은 서울대 정문. /사진=서울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서울대 한 조교가 학부모로부터 성적 항의 메일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는 자녀가 C 학점을 받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학점을 올려놓지 않는다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 26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성적 클레임을 학부모가 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과 교양 조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난 25일 학부모에게 받은 메일을 공유했다. A씨는 "메일 보니까 한 학부모가 자기 아이는 절대 이런 성적을 받을 애가 아니라면서 재채점 후 성적을 올려달라고 써놨다"고 전했다.

또 "(메일을)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다.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일단 학생한테 '그쪽 부모가 이런 메일을 보냈으니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라고 메일 보내두긴 했는데 어질어질하다"고 덧붙였다.


A씨가 공개한 메일에는 학부모가 자녀의 성적 정정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학부모는 "아이 성적을 함께 확인해보니 C가 적혀져 있는 것을 보고 통탄을 금치 못하겠다. 참고로 본 수강생(자녀)은 영재고를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 과정에서 수학, 물리학 등에 탁월하게 통달한 상태다. 어떤 경우에서라도 상대평가에서 C를 받을 학생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과목은 조교가 채점하는 과목이라고 들었다. 저는 당신이 채점한 결과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강좌를 진행하는 교수가 직접 재채점을 진행해 아이가 받을 만한 학점을 부과하도록 해라.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서울대 재학생들은 "직접 모셔서 답안지 보고 이야기 나누자" "학생도 참 괴롭겠다. 학창 시절부터 얼마나 시달렸을까" "이과 사회성이란" "교수 이메일이면 구글 검색으로 어떻게 알아냈다고 생각할 텐데, 조교면 학생이 사주했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댓글을 통해 "중간, 기말 둘 다 q1(하위 25%), q2(중간값) 사이였다"면서 "교수님께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로 전달했다. 교수님은 성적 처리에 문제가 없으니 그냥 무시하시는 것 같다. 학생 답안지 스캔해 부모님께 보내드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