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지명된 김정관 후보자(두산 에너빌리티 사장)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57)을 지명한 가운데 원전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공직과 민간을 모두 경험한 경제·산업 전문가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 참여한 인사다. 정부의 에너지 믹스 전략에서 원전의 비중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인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30일 서울 한국기술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첫 출근길에서 포부를 묻는 질문에 "저도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불철주야 해외시장을 뚫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돌파해내는 전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이기에 산업·통상·에너지 유기적 연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쳤다. 1992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한국은행 국제경제부장, 국제부흥개발은행(IRBD) 선임 협조금융 전문가 등으로 활동하며 경제·금융 정책 전반을 다뤄왔다. 2018년 두산 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를 거쳐 2022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으로 재직하며 국내외 원전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산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김 후보자가 최근까지 몸담았던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전 수출 확대를 선도해 왔다는 점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카자흐스탄 등지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를 이끌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고 원전 기자재 산업과의 협업 모델을 구축해왔다. 이 같은 경험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을 갖춘 '에너지 믹스' 전략을 실질적으로 구동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후보자의 지명은 정책 기조를 보다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는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도 원전 활용을 확대해 산업 전반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해 왔다. 김 후보자는 산업부 수장으로서 원전 사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중소 기자재 업체와의 동반 성장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분야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가 공직에서의 정책 설계 능력과 기업 현장에서의 실행력을 모두 갖춘 만큼 복잡한 에너지 산업의 이해관계 조율에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정부 정책과 산업계 수요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원전뿐 아니라 수소·풍력·태양광 등과의 융합형 에너지 산업 전반을 균형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리더십이 기대된다는 시각이다.

김 후보자의 산업계 경험은 원전 산업을 넘어 제조업, 수출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시절 쌓은 정책 역량에 기업 최고경영자로서 실질적인 규제 애로와 수출 장벽을 체감했던 경험이 결합되면 산업계의 목소리를 현실감 있게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계에서는 규제 완화, 수출 지원, 연구개발(R&D) 투자 활성화와 같은 분야에서 체감형 지원정책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에서 협업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 전반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현장 중심의 정책을 설계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김 후보자 지명을 통해 산업부의 정책 추진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등의 절차가 남았지만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원전 산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산업계 체감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