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올리브영, 다이소, 편의점 3파전이 본격화됐다. 사진은 CU 매장 내 건강기능식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BGF리테일


약국과 온라인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유통 채널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약사들의 반발에도 제약사들이 판로를 속속 늘리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추세다. 뷰티·전문성이 특징인 올리브영, 가성비를 앞세운 다이소에 이어 접근성을 내세운 편의점 업계가 본격적으로 참전하며 '건기식 3파전'이 본격화됐다.


규모 면에서 가장 위협적인 곳은 편의점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올리브영 점포 수는 1371개, 다이소 1519개, CU 1만7762개, GS25는 1만7390개다. 같은 시기 전국 약국 수는 2만5200여개로 알려졌다.

지난해 건기식 시장에 뛰어든 CU는 시범 운영을 마치고 이달부터 전국 6000여개 점포에서 판매를 본격화한다. 당초 내년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6개월 이상 앞당겼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해 CU의 건강식품 매출이 전년 대비 137% 상승하는 등 시장성을 확인했다. CU는 종근당, 유한양행 등 유명 제약사를 유치해 소용량, 합리적 가격의 차별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40여종을 테스트했고 1차 물량으로 10여종을 출시한다.


경쟁사 GS25도 즉각 추격에 나섰다. 오는 8월 전국 3000여개 점포를 시작으로 건기식 판매를 시작한다. 30여종의 1차 라인업을 준비 중이며 가격대는 5000~6000원 선으로 책정해 '소용량 건기식' 열풍을 일으킨 다이소와 비슷한 가격대다.
수도권 한 다이소 매장에 마련된 건강기능식품 특화 코너. /사진=황정원 기자


편의점의 참전은 '초저가 건기식' 시장의 문을 연 다이소의 성공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다이소는 종근당,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와 손잡고 3000~5000원대 건기식을 출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1개월분 소포장과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약국 판매가 대비 6분의 1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LG생활건강, 동국제약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가세하는 등 '가성비 건기식=다이소'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기존 강자 올리브영은 '프리미엄·웰니스'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올리브영은 뷰티와 건강을 결합한 웰니스 카테고리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플래그십 매장에 건기식 전문관 '웰니스에딧'을 구성하고 모바일 앱에는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헬스+'를 운영하며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피부 건강과 직결되는 이너뷰티 시장을 선점하며 충성도 높은 2030 여성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440억원 규모로 2030년 2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