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수요 정체로 판매가 주춤한 볼보코리아가 XC90·S90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워 반등을 꾀하고 있다. /사진=볼보코리아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올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부터 디젤·가솔린 엔진 신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 라인업을 친환경 모델로 변경했지만 전동화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볼보의 국내 판매량은 1만5051대로 수입차 브랜드 중 4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000대가량 줄었지만 수입차 시장의 역성장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중형 SUV XC60 판매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XC60은 지난해 총 5988대가 팔리며 수입 중형 SU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안전을 중시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가 늘면서 패밀리카 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볼보의 개인 고객 비중은 75%로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 높은 편이다.


전기차 라인업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EX30은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직후 초도물량 500대가 완판, 3월에는 유럽 브랜드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EX30의 국내 가격은 코어 트림 4755만원, 울트라 트림 5183만원이다. 스웨덴, 독일, 영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보다 2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볼보코리아는 2021년부터 디젤·가솔린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전기차·마일드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했지만 전기차 수요 정체와 시장 경쟁 심화로 최근 판매 부진을 겪었다. 지난 5월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1516대) 대비 25.5% 감소한 1129대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올해 상반기는 환율 변동이 커 작년 대비 세일즈가 5% 정도 감소했다"며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수입차 시장에 들어와 있어 판매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볼보코리아는 하반기 럭셔리 플래그십 모델 신형 'XC90'과 'S90' 출시로 판매 회복을 노리고 있다. 두 모델은 완전 신차가 아닌 두 번의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수명을 연장해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형 XC90의 파워트레인은 ▲1회 충전 시 최대 56㎞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와 ▲최고 300마력 출력의 가솔린 기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B6) 두 가지다. S90도 ▲1회 충전 시 최대 65㎞까지 순수 전기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와 최고 250마력 출력의 가솔린 기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B5)로 출시된다.

고객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오는 4분기에는 국내 6만대 볼보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OTA(무선 업데이트)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삼는 브랜드 정책의 일환으로 70억원 이상의 추가 개발 비용과 데이터 통신비를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이 대표는 "환율 상승 등 외부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XC90과 S90을 통해 두 자릿수에 가깝게 성장하는 2025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볼보코리아는 플러그인·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탑재된 신형 XC90과 S90을 출시한다. /사진=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