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합병을 통한 우량자산 유입 효과로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그래픽=강지호 디자인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건설업체들이 많아졌다.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그룹 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부문을 확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그룹 내 레저사업 계열사를 인수해 비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건전성 확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 자회사 골프·리조트·호텔기업 엠오디(MOD)와 자산관리회사 코오롱엘에스아이(LSI)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호텔·리조트·골프장 사업을 영위하는 MOD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관광단지를, 서울 강남구 카푸치노 호텔을 운영중이다. 부동산 위탁 운영과 건물 유지관리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LSI는 경주와 서울 성동구에서 건물 유지관리사업을 진행한다.

국내 시공능력 19위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합병에 대해 밸류체인 확대, 재무구조 개선 등 지속 가능 성장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업 매출 비중을 줄이고 개발-시공-운영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부동산·환경·에너지 토털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개발에서 운영까지 부동산 자산의 생애 주기를 포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 안정·실적 반등 기대

그룹 내 레저 계열사를 인수한 코오롱글로벌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코오롱글로벌 과천사옥 전경. /사진=코오롱글로벌


이번 계열사 합병을 통해 우량 자산이 유입되면 코오롱글로벌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자기자본이 증가함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2조9041억원(이하 연결기준)을 달성했지만 45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12년 이후 12년 만의 적자다.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 11월 서초 스포렉스 토지·건물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양도했다. 양도금액은 4301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560%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자산 매각으로 300%대로 낮아졌다.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합병 후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356.4%)보다 61.2%포인트 하락한 295.2%로 내려간다. 코오롱글로벌은 올 1분기 차입금이 증가하며 부채비율이 다시 418.0%로 상승했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재무 건전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합병 신주를 발행해 코오롱글로벌이 MOD와 LSI의 기존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병 비율은 코오롱글로벌과 MOD, LSI가 1대 1.5대 0.99다. 오는 8월12일 주주총회를 거쳐 10월1일 합병이 완료되고 10월22일 신주 상장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합병 기일이 10월임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엔 제한적"이라면서도 "장기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내년 실적부터 합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글로벌은 2030년 영업이익 목표를 2300억원이라고 밝혔다. 운영수익은 지난해보다 약 570억원 오른 8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경영 안정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풍력발전과 폐기물·수처리 등 환경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1·2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도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수소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했다. 친환경 기업을 다수 인수하며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반도체 서비스 중심의 사업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