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기성용의 이적 소식을 알리며 팬들을 향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은 서울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기성용의 사진. /사진=FC서울 인스타그램 캡처


FC서울이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과의 이별을 알리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서울은 3일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성용과의 이별을 알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SEE YOU SOON(곧 다시 보자)'이라는 글귀와 함께 기성용의 사진이 업로드됐다.


기성용은 최근 김기동 서울 감독과 출전 시간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을 선언했다. 평소 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인 기성용의 이적은 팬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팬들의 분노는 레전드를 지키지 못한 구단과 김 감독으로 향했다. 서울의 서포터즈는 보이콧을 선언했고 일부 팬들은 선수단 버스를 막아서는 일명 버막(버스 막기)을 진행했다. 한 팬들은 지난달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경기를 앞두고 구단의 장례식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은 성난 팬들을 의식한 듯 작별을 알리면서 사과문도 게시했다. 서울은 "구단의 레전드 기성용 선수 이적으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모든 임직원은 깊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팬분들의 질책 역시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며 "팬분들의 모든 순간, 그 소중한 추억이 온전히 지켜질 수 있게 레전드 대우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서울은 팬과 구단의 소통 시스템 개선 등도 약속했다. 구단은 "서울을 K리그 최고 인기구단으로 이끌어 주신 팬분들께 진심을 담아 전하는 다짐이 꼭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구단에 있으므로 채찍은 저희에게만 드시고 부디 감독, 선수단에 대한 더 큰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다시 한번 가슴 아파하시는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송구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팬들의 반응은 곱지 않다. 한 팬은 "이미 갔는데 뭘 어쩌라는 건가. 레전드가 더 있긴 한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팬은 "그래서 이제 누굴 지킬 건데. 다 쫓아내서 아무도 없다"고 분개했다. 일부 팬들은 지난 2일 코리언 컵 탈락을 언급하며 "우린 선수도 성적도 모두 잃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하나 없다"고 김 감독 경질에 목소리를 높였다.